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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테순이 소금눈물

보보경심

by 소금눈물 2012. 8. 13.

 

 

주말 동안 보보경심 소설에 푹 빠져 살았다.

코딱지만한 스맛폰 (그나마 구형이라 모니터도 작은)에 눈이 빠져라 들여다보며 읽었다.

 

하루종일 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마음은 한없이 가라앉고...

끝을 알고 있기에 이 사람들의 마음이 어디로 흘러가고 어디서 어떻게 부서질지 아는지라 너무 가슴 아팠다.

 

읽다보니 목이 아파 베란다에 나가 비바람이 휘몰아치는 바깥을 한참을 내다보았다.

이렇게 뜨겁고 고통스러운 사랑은, 이젠 내 삶에선 아마도 불가능할 것이고 (생각해보니 젊었던 날에서도 역시 나는 이렇게 무서운 사랑은 해보지 못했다. 평화주의자의 탈을 쓴 겁쟁이였던지라 그저 도망치고 귀찮아하며 물둠벙을 겅중겅중 건너왔을 뿐이다.) 이젠 책으로만,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먼 꿈에서만 이렇게 지나치며 가슴아파할 뿐이다.

 

해마다 여름은 내게는 다모의 계절이었다.

이제는 그 냉정하고 외로운 황제의 슬픔까지 깃들 것 같다.

 

비극은 참... 오래도록 사람을 힘들게 한다.

그래도 이렇게나마 영혼을 뒤흔들고 오래 뒤를 돌아보며 홀로 걷게 할 이야기가 없다면 그나마도 내 가볍고도 겁 많은 삶은 너무나 쓸쓸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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