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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소금눈물의 그림편지

광주박물관 ‘탐매-그림으로 피어난 매화’

by 소금눈물 2011.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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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여행을 다녀도 지나치기만 하면서 마음 한쪽 부채감으로 남았던 곳 광주.
신문에서 광주박물관에서 아주 좋은 전시회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친구들과 작당을 하여 봄나들이를 가기로 했습니다.

마클에서 신문광고를 진행하면서 만난 선영님 엘도라도님.
힘든 고비마다 많이 위로도 받고 늘 고마웠던 엘도라도님께, 광주에 그림 보러 간다고 연락했는데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만나자는 전화가 왔습니다.
이래저래 설레면서 기다리던 오늘!!
대전에서 선영이들과 함께 일찌감치 KTX를 타고 아랫녘으로 출발했습니다.

광주역에서 기다리고 있던 엘도라도님과 도킹 성공!
한번도 뵌 적은 없지만 온라인에서 정이 깊었던 사람들은 처음 만나도 어색하지 않고 이렇게 반갑기만 하지요.
광고와 촛불집회의 와중에서, 살아가는 곳은 달라도 마음은 하나로 먼저 만났던 동지애를 다시 확인합니다.

오늘 첫 여정은 광주박물관에서 시작합니다.

이 전시에 대한 정보는 지난 신문기사로 대신합니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music/33665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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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서부터 만나는 그림.
달빛 교교한 가운데 흐드러진 매화가 보입니다.
휘어진 가지 끝에서 조촐한 아름다움만 생각하던 선입견이,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매화를 보는 순간, 기분 좋게 깨어지는군요.
아주 멋진 전시회를 만났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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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겠지만, 사실 갤러리에선 사진기를 들고 다니는 건 아주 무식한! 용서받지 못할 짓입니다.
그런데 우리 일행 말고는 아무도 없었어요!!
저 쾌적한 너른 전시장을, 아주 호젓하게 맘놓고 돌아다니면서 이 멋진 그림을 혼자 독점한 행복, 내가 무슨 구준표네 식구도 아닌데 말이지요 ^^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감상하면서, 후레쉬를 터뜨려서 그림을 상하는 일은 없게 조심하면서 도촬을 했습니다.
이건 절대 따라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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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근사하지요?
그림에 대해 잘 모르는 저지만 휘어져 꺾이고 다시 뻗어가는 가지가 살아있는 듯 힘찹니다.
거기에 피어난 꽃송이들. 좋은 매화 분을 두고 집 팔아 천리가 멀다않고 찾아다녔던 옛 선비의 마음을 알겠습니다.
이런 그림을 보면 어찌 그런 욕심이 생기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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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정말 마음에 들었던 그림.
만개한 매화가밤바람에 흔들리다 금새라도 꽃사태를 내며 쏟아질 것 같은 언덕.
이 언덕어디쯤에 그리운 그들이 가만가만 걸어올 것 같아 저는쉽게 발을 못 떼고 몇 번이나 돌아보고 다시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다모 이후로 저는 꽃을 보고 나무 한 그루를 만나도 그냥 스치지 못하고 마음에 맺혀 쌓는 버릇이 생겨버렸습니다. 하물며 매화야! 하물려 밤언덕의 매화나무 그늘이야...

이 그림, 영인본으로라도 구해서 제 책방에 걸어두고 오래 바라보고 싶습니다.
두고두고 생각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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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古來)의 매화를 현대적으로 다시조명하여 만나게 된그림은 이 방에 있고 다른 전시실로 가면 조선 중기부터의매화들을 다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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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집에서 보았던 익숙하고 정겨운 구도들.
눈속에 핀 매화를 찾아가는 선비들의 모습과 은거하며 스스로 매화향이 되어버린 그 옛사람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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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근사하지요?
이런 병풍을 두르고 그윽하게 바라보다보면 저 초옥 속에 앉은 은자가 바로 내가 될 것만 같습니다. 이 번다한 세상 다 잊고 저렇게 한 시절 보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기야 시절이 문제겠습니까. 사람의 그릇 나름이지요.
저 같이 매양 시끄럽고 분주한 종재기가 저런 곳에 머문다면 저기가 또 얼마나 심란한 곳이 될까 싶어 혼자서 부끄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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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고 떠나기 차마 아쉬운 귀한 그림들입니다.
매화초옥도는 아트샵에서 마우스패드로 만들어져 나왔길래 선물로 하면 좋을 것 같아 두 개를 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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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객도 별로 없이 내내 호젓하더니, 입구에서 안내해주시던 분들이 대전에서 왔다니까 몹시 반가와해주시더군요.
지금까지 그림 보러 어지간히 돌아다니긴 했는데 정말 잊지 못할 곳이 될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이 서울 중심으로 돌아가는 이 나라에서,이만한 전시를지방의 미술관에서 기획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네요. 작품의 수준이나 양이나 말이지요.
이름 좀 났다하면, 가 보면 도무지 그림은 뒷전이고 정신없이 줄만 서다가 앞사람 뒤통수만 멀미나게 쳐다보다 오기 일쑤였는데 참말로 좋은 작품을 이렇게 즐길 수 있다니 이런 횡재가 어디 있을까요.
사람들이 몰라서 이런 좋은 곳을 모르고 지나치는게 너무나 안타깝기만 합니다.
더구나 이 전시는 무료였습니다!! 입장료도 받지 않는데 이렇게 훌륭한 전시를 그냥 끝나게 하는 건 너무나 아쉽습니다.

도촬이긴 하지만 그림 전부를 다 찍어올릴 수는 없는 일이고 그냥 분위기를 전해드리기 위해 몇 장 찍었습니다. 단원의 그림도 있고 강세황이나 오원 장승업, 그리고 조선이 기운 뒤 안중식이나 허백련 등 쟁쟁한 분들의 작품을 보실 수 있습니다. 옛사람들의 매화와 비교해보는 우리 시대 작가들의 그림도 확인하실 수 있구요.

다음에 올려드릴 유물전도 그렇고, 광주 박물관은 크지는 않지만 아주 깔끔하고 멋들어진 소장품이 많았습니다. 이런 좋은 곳을 가진 광주가 부럽더군요. 대전은.. 없어요 ㅠㅠ

이 전시회는 3월 29일까지 열립니다. 광주박물관의 전화번호는 (062)570-7055 입니다.관심있는 분들은 문의해보시고 꼭 가보시길 정말 간곡히 권합니다.
아마도 여러분은이 그림들 속에 묻혀 돌아보고 나오다 보면 당신도 모르게 옷깃에 배어 가만가만 따라오는 매화향에 취해버려 길을 잃을지도 몰라요. 그건 저도 모릅니다. 봄볕에 물들기 전 그 향에 너무 취하지 않게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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