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AHMAD MASOOD.
폐허가 된 공터.
황량한 언덕에 들어찬 집들은 생명의 온기가 없다.
죽은 사람들의 몸을 덮을 풀 한 포기 없는불모의 땅에서도 아이들은 즐겁다.
땅에서 솟아오른 기이한씨앗처럼 묘비들이 삐죽삐죽 돋았다.
거기에도 아이들은 있다.
아이들은 하늘 높이 날아오른다.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 알렉산더와 맞섰던 다리우스 대왕이 잠든 곳.
지금은 돌 위에 돌 하나도 얹지 못하고 완벽한 폐허로 남은 '현대의 석기시대'의 땅.
죽음의 장사꾼들과 그들의 욕망과 결탁한 제국주의자들, 그리고 눈을 가린 신의 제단에 동포의 피를 쏟아붓는 탈레반의 기도문. -그들은 아이들의 부모와 그 미래를 무덤으로 만들었다.
그래도 아이들은 자란다.
황무지 위에서, 무덤과 쓰러진 묘비들 사이에서.
전쟁의 참화 속에서 피어나는 건 묘비만이 아니다.
똑같은 얼굴을 나는 본 적이 있다.
그림 <해방> 벤 샨.
(http://kr.blog.yahoo.com/salttear/185585.html?p=1&pm=l&sk=0&sv=%EC%83%A8)
현실을 견디는 건 이 아이들을 위해 그네를 매어주는 슬프고도 간절한 희망.
위태위태 흔들리는 저 벽들을 떠받치고 서 있는, 아이들의 기둥.
아이들은 지켜져야 한다.
결코 그 희망이 버림받아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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