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심을 먹고 나오니 그새 빗줄기가 지나갔나봅니다.
수련잎에 빗방울이 고였습니다.

봄꽃이 지난 자리에 연지는 여름이 한창입니다.

연지를 내려다보는 사자바위.
이 작은 오두막 정자에서, 농부가 된 대통령과 어린 손녀가 오손도손 이야기를 주고받는 모습도 저 바위는 보았을테고, 온 나라에서 찾아온 손님들과 막걸리를 나누며 저녁풍경에 젖어들던 그 어느날도 바위는 지켜보고 있었겠지요.
그때 자주 찾아올 걸...
너무 늦은 마음, 너무 미련한 후회들..
회한과 아픔이 다시 가슴을 저밉니다.

수련 줄기사이로 망초가 곱게 피었습니다.



제가 뭐랬어요.
발꼬락으로 찍는다고 했잖아요 ㅠㅠ

연꽃들 사이에서 무슨 정담들을 나누시는지.
한여름 나들이 나온 연인... 은 아니고 제 친구들입니다 ^^
-운전 똑바로 해라잉?
- 습관이 되어서 가끔은 쿨렁쿨렁 해줘야 정신이 나요.
- 누나한테 몹시 맞아죽고프냐?
- 그럼 갈 때 휴게소에서 아이스께끼 하나만~





참 곱지요?
팍팍하고 고단한 세상살이에서 잠깐이라도 이 예쁜 것들에 마음을 뺏기고 발길을 묶어도 좋겠습니다.
이렇게 고운 것만 보고 고운 마음만 갖고 고운 인연만 맺으며 살다 갈 순 없을까...
부질없는 한숨이 지나갑니다.

조롱박 터널도 지나고

어머 정말 예쁜 나비네요!
이렇게 예쁜 나비는 참 오랫만이예요.


날개가 비에 젖어 제대로 날지도 못하고 풀잎 사이로 숨어듭니다.
어쩌면 지난 오월에 날린 그 나비네 식구들일까요?


나비에 뺏였던 눈길이 다시 꽃섶으로 묶입니다.

비가 오락가락하시는 월요일이라 그런지 정자도 간만에 조용하시고

이건 또 무슨 꽃일까요?
잘 아시는 분 좀 가르쳐주세요.

꽃으로 날아갔다 나비에 앉았다.. 해찰하느라 정신없이 눈이 바쁘다보니 어느새 오솔길 끝까지 와버렸습니다.

봄길에는 수레국화와 개양귀비가 그리 곱더니.
늘 요기쯤에서 바쁜 찻시간 때문에 아쉬운 맘을 접고 돌아서야 했지요.
오늘은 맘 먹고 화포천까지 가 보기로 합니다.
요 며칠 계속 큰 비가 왔는데 화포천은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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