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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함께 가는 세상

2주기 봉하에서.

by 소금눈물 2011. 11. 15.

05/23/2011 04:10 pm공개조회수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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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그날 그 시간 이후부터 못에 박힌 것처럼 절대 변하지 않고 그 자리에 붙어있는데
벌써 세월이 두 해를 돌았습니다.

이제부터는 그동안 흘린 눈물의 힘으로 일어서자 일어서자 다짐을 하는데 그게 잘 안돼요. 전 참 안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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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역에서 봉하 들어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버스 안이 꽉 차서 숨 쉬기도 어려운데 마을 입구에 들어서기도 전에 길은 완전히 막혀버렸습니다.

버스를 포기하고 내릴까말까 일행과 소근거리는 사이, 들으셨는지 기사 아저씨께서 세워드릴까요? 하십니다.
저희 뿐 아니라 승객들 모두가 일제히 "예!!" 하십니다 ^^;

걷기로 마음 먹으니 오히려 홀가분합니다.

이 며칠 내내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를 보며 몹시 걱정했는데 다행히 하루는 봐 줄 모양이네요.

봉하 들녘에는 모내기 준비가 한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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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이 길은 통곡의 길이었지요.
저 경계석위에 촛불이 가득 줄을 서서 우리와 함께 울었습니다.

작년 이 길은 회한과 분노의 길이었습니다.
절대 잊지 않겠다, 내 죽어서 귀신이 되어서라도 너희 뼈를 갈아먹고 살점을 뜯어먹겠다고 나는 가슴을 치며 울며 빗속을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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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는 타박타박 걸으며 한 사람을 생각합니다.
처음 그 사람을 알고 사랑하고 마음에 품고 함께 걸어온 그 시간들을 생각합니다.
힘들고 고단한 순간도 많았지만.. 참 좋았습니다.
좋아할 만한 사람을 좋아한 것이, 그 사랑의 기억이 나는 참 자랑스럽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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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너무 울지 않으려 합니다.
너무 많이 울면 마음 무거워하실지 모릅니다.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온 나라 방방곡곡에서 찾아와 이 작은 마을 마당에 우리 함께 있으니 우리 모두 한 마음이니 내 슬픔도 내 죄스러움도 오늘은 조금 숨기고 감추려 합니다.

안녕하세요 대통령님.
대통령님은 이제 절대 더 늙지 않으시네요.
이제 정말 청춘이 되셨어요.
반갑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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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면 저 때가 제 생에 가장 빛났던 청춘이 아니었나 합니다.
꿈을 만들고 그 꿈을 현실로 이루던 벅찬 기쁨과 행복, 당신이 있어 나도 참 좋았습니다.
내 희망의 증거가 당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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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계신가요?
이젠 그 무거운 짐 내려놓으시고, 그저 잠잠히 당신들의 나라를 내려다보며 빙긋이 웃고 계신가요?
이젠 편안해지셨으면 좋겠어요.

너무 힘들고 고단했던 두 분의 짐, 이제 우리가 맡았습니다.
지켜봐주세요. 두 분을 생각하며 살겠습니다.
가신 그 길을 생각하며 스스로를 닦고 깨어있으려 애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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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나는 바보가 되어버렸을까요.
눈물이 멈추지가 않아요.
도무지... 괜찮아지지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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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념이 아니고 그냥 밝게 웃으며 인사드릴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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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환하게 웃어주실때, 손을 흔들며 웃어주시고 하트를 날려주실때 그때 저 자리에 저도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언제든 그렇게 계실 줄 알았지요.
세상이 조용해지면 그때 찾아뵙고 좀 더 친한 척 해드리겠다고 야무진 꿈을 가졌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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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뜨거워지는 지열을 뚫고 생가 앞 텃밭에 곱게 꽃들이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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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담을 따라 핀 꽃길에 햇살이 눈이 부십니다.

참 좋은 오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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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가 마당에도 손님들이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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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시지요?
먼데서 찾아와 또 이렇게 먼 발치서 인사를 올립니다.

건강하세요.
저희들의 바람은 오직 이 뿐입니다.
뉘라서 그 빈 자리를 채우고 덥혀주실까마는, 그래도 우리 마음을 다 아시지요?

건강과 평안을 마음 다해 기도합니다.
함께예요 여사님.
결코 혼자가 아니십니다.
우리 똑같이 여사님과 함께 이곳에 마음을 두고 살아간답니다.
그러니.. 부디 기운내어 강건히 지내주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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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어디쯤에서 환하게 웃으며 걸어나오실 것만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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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역 위로 지나가는 전선이 참 많구나..
마음 한 구석에 그늘이 지나갑니다.

그래도 당신을 찾아오는 이 많은 발걸음과 그 발걸음이 실어오는 마음들이 일 년 삼 백 육십 오일 가득하니 외롭지 않으시지요?
늘 당신의 국민 옆에서 함께 하시던 분이시니 이 번잡이 싫지 않으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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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가슴의 대못처럼, 비문처럼, 다짐처럼 서 있는 저 바위는 여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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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하늘 어디쯤 당신의 얼굴도 우리를 내려다보며 계실 듯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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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고 물결처럼 밀려드는 사람들의 모습을 사자바위는 묵묵히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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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념을 올리려고 기다리다 멈칫합니다.
바로 제 앞에 계시던 할아버지.

거동이 불편하신 듯, 따님으로 짐작되는 분의 부축을 받아 서시더니 힘겹게 두 번을 절하셨습니다.

잠깐.. 고개를 숙이고 있는 그 잠깐의 정적이 제 가슴을 쿵 울립니다.
죄송스러워 바로 뒤에서 사진기 셔터를 누르지 못하고 엇갈려 꽃다발을 찍으려다 할아버지의 옆모습이 찍혔습니다.


봉하에 오면 연로하신 분들의 조문은 왜 이렇게 가슴이 아리고 더 고마운 걸까요.
젊은 사람들에게서보다 덜 사랑을 받았다고, 더 이해받지 못했다고 저 혼자서운했던 마음인지 각별하게 더 고맙고 눈물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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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지어 오시는 단체도 오늘은 아주 많은가 봅니다.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

저는 앞으로 나서서 무언가 싸우며 달려가는 사람은 못되지만 옳은 뜻을 위해 기꺼이 작은 손 하나를 보탤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고, 그리 살겠다고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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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주세요.

그리고 저희도 당신의 뜻을, 그 말씀들을 지킬게요.
꼭 지켜드릴게요...


바닥돌을 따라 읽으며 여지없이 눈가가 펑 젖어듭니다.



견디려 하는데... 정말 이겨보려 하는데 아직도 너무 힘이듭니다.
너무 밉고 너무 싫고... 이 원한에 내 심장이 타들어가버릴 것만 같은데도 용서가 안되요.
산 사람의 얼굴로 보아질 것 같지 않아요.


눈물을 쏟으며 박석길을 따라 걷습니다.
오월은 이제 어쩔 수 없이 나에겐 눈물의 날들일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