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긴 장화를 신고 갈고리를 들고 화포천을 청소하시던 두 분 사진이 생각납니다.
고향으로 내려와 제일 먼저 하시는 일이 하천청소시구나.. 하면서 직원들과 웃었지요.
번쩍번쩍 화려한 모습으로 사실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언제나 우리들의 상상을 훌쩍 뛰어넘던 분.
그 뒤로 언제나 이 곳에 와보고 싶었는데 봉하를 그리 들락거려도 여긴 어째 첨이예요.

양 길가로 무성한 잡목과 갈대들에 잠시 주춤;
내내 비가 와서인지 진흙뻘이 된 입구에서부터 신발은 온통 흙떡이 되어버렸습니다.
차체가 낮은 승용차는 좀 멀찌감치 대놓고 오셔야 할 것 같아요.

아이스께끼나 사이다냐, 아직도 해결 못 보고 투닥거리고 있는 잉간들 ^^;
깨끗하게 정리된 나무 소롯길을 걷다보니 순천만 갈대밭이 생각납니다.^^

와... 안쪽에 들어와보면 완전 폭 잠기는군요.
바깥이 하나도 보이지 않아요.

이렇게 에쁜 다리가 놓여지기 전엔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배를 타고 다니며 화포천 청소하시던 자봉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여기까지 강물이 넘쳤었나봐요.
갈대들 모가지끝까지 마른 흙탕물이 튀었습니다.
이 다리가 아니었더라면 뻘밭을 걸을 엄두도 못냈겠지요.
한 일 없이 넙죽 받아만 먹는 구경꾼이 되어 죄송합니다.
그런데 나오다보니 낚시하는 사람이 있더군요.
아마도 의자로 썼던 듯 싶은 스티로폼 상자가 둥둥 떠다니고 비닐봉지가 아무렇게나 버려진 곳에서 낚시하는 걸 보니 마음이 언짢았습니다.
애써 가꾸는 이들과 아무 생각없이 함부로 그 자연을 훼손하는 이들.
세상은 언제나 두 종류예요 -_-;
제 여름 휴가는 이렇게 보냈습니다.
디게 재미없겠다.. 싶으시지요? ^^;
그래도 오랫만에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그 수다의 98%가 누구를 향한 십원짜리 욕이었음을 실토하면서 -_-;) 봉하나들이를 다녀온 것이 참 좋았습니다.
아참, 돌아오는 길에 창녕 우포늪에 들렀어요.

봉하마을의 연지는 사실 그리 큰 못이 아닌데도 천연기념물이 날아들고 어린 시절 추억에서나 잠겨있던 물속 생명들이 곰실곰실 모여있다지요.
어쩌면 사람의 손길이 가지 않는, 자연 그대로, 날 것 그대로의 터전이 자연의 생명들에겐 한 뼘이라도 절박하고 아쉬울 것입니다.
그래서 이 우포늪이 그리 소중하고 자연이 살아야 사람도 산다는 생각을 다시 새기게 하지요.



비가 정신없이 쏟아지기 시작해서 사실 사진은 아무 볼품없이 되어버렸지만 우포늪을 보며 생각합니다.
같이 살자.
딱따구리도 동박새도 버들치도 가재도
산들도 강줄기도
인간도 역사도,
같이 살자.
어깨를 겯고 같이 살자 우리!

능소화가 피었더군요.
조두진씨의 소설로 먼저 익숙한 꽃이지요.

자 이제 봉하나들이 자랑은 다 끝났습니다.^^
고생하셨어요 여러분^^
하지만!!!
아윌비 백!!!
머지않아 또 다녀올 것입니다.
또 또 알맹이없는 수다 한 가마니 싣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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