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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함께 가는 세상

노무현대통령 1주기 봉하 -1

by 소금눈물 2011. 11. 15.

05/23/2010 06:41 pm공개조회수 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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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온다는 예보를 듣고 어젯밤 내내 설치며 걱정했습니다.
새벽에 눈 뜨자마자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는데 여전히 비가 거세게 쏟아지네요.
전국에서 추모식을 준비하는 사람들 마음이 얼마나 속이 탈까, 아랫마을은 얼마나 마음이 아릴까 걱정이 됩니다.

새벽찹니다.
서둘러 준비하다 문득 시계를 보니 다섯 시 사십 오 분.

"그 시간이다!" ...

목구멍에 무엇이 걸린 것처럼 숨이 컥 막힙니다.

그 날 이 새벽, 누군가 타박타박 산길을 오르고 있었습니다.
허리를 깊이 숙여 길가에 난 잡초를 뽑고 자신의 온기가 그대로 남아있는 집을 돌아나오며 마주친 누군가에게 따뜻하게 인사를 했습니다.
마주 숙이던 그 사람은 그게 이 세상에서 마지막 전하는 그의 뜨거운 인사였음을 몰랐겠지요.

온 세상이 숨을 고르며 자고 있던 주말 그 새벽...우리는 아무도 몰랐습니다.
그렇게 아름다웠던 사람이 조용히 새벽 산길을 오르고 있었던 것을 우리는 바보처럼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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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가기로 한 친구가 벌써 역에 도착해서 전화를 합니다.
서둘러야겠어요.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기차 안은 아직 한산했습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봉하가는 차림인 일행이 바로 옆 자리에 있네요.

미명이 걷히며 세상은 조금씩 깨어나고 있습니다.
온통 비에 젖은 들판이 웅크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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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대지 않는 자연은 저렇게 아름다운데 무엇을 위해 파헤치는 걸까요.
강은 강대로 숲은 숲대로, 저들끼리 어울려 만나고 흐르다 그 갈피갈피 어린 생명들을 품어안고 우리에게 다가오는 저 강물을, 산등성이를 왜 그대로 두지 못하는 걸까요.

저기에 의지해 살고 있는 생명들이 속절없이 포크레인에 찢겨 몰살을 당할 것을 생각하면 정말 뉴스 보기도 가슴이 떨립니다.
떠나보내면 다시 돌아오지 않을 그 어린 생명들을, 인간의 추잡한 욕망으로 기어이 멸종을 시켜야 한다는 걸까요.
그사람들 머리속은, 가슴 속은, 피가 흐르지 않고 맥이 뛰지 않고 콘크리트로 만들어졌나요?


저렇게 예쁜데, 저렇게 평화로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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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가 진영역에 가까와지고 있습니다.
먼 발치 들판 너머로 그곳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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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감치 멀리서 도착한 버스들의 행렬들.
비에 젖은 산그늘 너머 기다리고 있을 그분이 몹시 그립습니다.


본산공단 한참 바깥쪽에서부터 일찌감치 교통통제입니다.
추모식이 한참 먼 이른 아침인데도 벌써부터 들어가는 입구가 온통 사람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공단 바깥에 차를 세우고 걸어들어가야겠습니다.

우산이 걸리적거릴것 같아 비옷을 미리 준비했는데 정말 다행입니다.
우산 따위로 잡힐 비가 아니네요.

아무래도 오늘 추모식에 차질이 생길 것 같아 몹시 걱정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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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들머리를 따라 노란 바람개비가 돌아가고 있네요.
비에 젖은 바람개비가 꽃처럼 예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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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에 놓인 수련이 참 곱습니다.
마을을 이렇게 예쁘게 단장한 손길들,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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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들어주세요 하나님 이 소원.
우리 대통령님, 정말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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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풍선과 바람개비가 나는 길을 따라 마을로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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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붓는 빗속에서 자원봉사자분들이 리본을 나누어주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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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관과 쉼터는 끝도 없이 긴 줄로 벌써 붐비고 있습니다.
오늘 여기는 아마도 들르지 못할 것 같아요.
다음 주에 다시 오기로 했으니 맑은 날 다시 와서 꼼꼼하게 다시 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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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여기서 음악회가 열리는군요.
사진전이 함께 열리고 있습니다.
물이 줄줄 흐르는 우산을 들고서도 사람들은 줄지어 사진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손수건을 꺼내 눈가를 찍으며, 한숨을 쉬며 저마다 마음속에 말을 쌓아놓으며 긴 침묵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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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데서 오는 손님들을 맞기 위해 준비하셨다네요.
나중에 정토원에서 듣자하니 만 개나 준비하셨대요.
얼마나 맛있었는지요. 빗속에서 오들오들 떨면서 먹으면서도 다들 이구동성으로 진짜 맛있다고 감탄했습니다.

고생하셨어요.
감사합니다.
한 일도 없이 이렇게 염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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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에 나부끼는 그리움들...

리본글귀를 읽다가...저는 자꾸 안경을 내리고 닦았습니다.
눈앞에 흐려와서, 줄줄 흐르는 그것이 눈물인지 빗물인지, 이미 펑 젖어버린 손수건으로 자꾸 안경을 닦으며 울었습니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습니다.
내내 여기를 그리워하고 마음을 닦다가.. 막상 내려와서 보게 되면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내내 울고만 갑니다.
바보입니다. 번번히 그러면서도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어디 눈물샘 하나가 영영 고장이 나버린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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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바닥돌 제막식이 함께 있는데 아직 시간이 일러서 열리지 않습니다.
이제 바깥에서 인사를 드리는 것도 마지막이군요.

대통령님... 잘 계시지요?
잘...계시지요?

저는... 잘 있지 못해요.
늘 아프고 울어요.
그 날 이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자다가 깨어서도 울어요.
그냥... 미안하고 아프고...꿈속에서도 엉엉 울다가 제 울음소리에 깨곤 해요.

지난 겨울 제 꿈 속에 오셔서 그러셨지요.
괜찮다고, 할 만 하다고, 다 좋다고...

저는 멀거니 바라보며 바보처럼 벙그렇게 웃고만 있는데
꿈 속에서 당신은 당신 재단일을 하고 계셨어요.

이 일마저 없으면 이제 놀고 있는데 심심해서 어쩌느냐고.
아주 좋다고, 즐겁다고.

비서관님들과 나란히 숲속길을 올라가시다 아래서 바라보며 서 있는 우리들을 돌아보고 손을 흔드셨어요.

정말 좋아보이셨어요.
꿈속에서도, 아 정말 좋으시구나. 좋으시구나.. 마음을 쓸어내렸지요.

그런데.. 전 아직 괜찮지 않아요.
아직... 아마도 앞으로도 한참... 한참.. 그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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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는 않으세요.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보세요.
이 폭우를 뚫고 온 나라에서 머다않고 달려와 당신을 보잖아요.

아시지요?
우리 마음..이제 다 아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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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왔네요.
다시... 이 자리에 돌아와 올려다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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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유역정리가 바쁩니다.
날씨가 조금만 개었더라면...
봄내 그렇게 어수선하더니.

유별나게 혹독했던 겨울을 그래도 못 보내겠다는듯 봄까지도 내내 심술을 부렸지요.
오늘은 좀 도와주시지.

한숨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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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산 올라가는 길가에 작가회의소속 시인들의 시가 가득 나부끼고 있습니다.
한 줄 한 줄 더듬으며 읽다가 또 눈물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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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식 준비로 바쁜 손길을 바라보며 정토원으로 올라갑니다.

역시나..너무 길지요?

여기에서 조금 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