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그룹명/함께 가는 세상

두 아기

by 소금눈물 2011. 11. 13.

09/04/2005 07:49 am공개조회수 0 8

-= IMAGE 1 =-

-= IMAGE 2 =-



뉴스를 틀면 맨 머리에 올라오는게 며칠 째 카트리나 이야기입니다.
끔찍하고 두렵고... 세계 최강국, 최고 부자나라, 못할 것 없고 못 닿을 것 없어보이는 저 나라도 자연의 재해 앞에서는 어쩔 수 없구나..
그런 생각을 합니다.

어디서 사나 하늘이 주신 사람 목숨은 다 한가지니 재앙당한 미국국민들에게도 같이 아파야 하는데...
제겐 미국의 재난을 그 동정심과 연민으로 바라봐야 하는데...이상하게도 여러가지 생각이 한꺼번에 떠오릅니다.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부시.. 아참. 부시는 스스로가 석유재벌이니 유가가 올라도 개인에겐 참 묘한 일이기도 하겠다 싶고..
지난 번 아시아 쓰나미 때, 온 세계가 다 가슴 아파하면서 너도 나도 구호자금을 내놓을때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쥐꼬리만한 기금을 내놓았다가 욕을 바가지로 먹고 부랴부랴 액수를 늘리더니 그것도 빨리 안주고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다 더 욕먹던 미국의 모습도 비춰지고.. (뭐 우리나라도 그때 꽤 배불렀지요? 욕 많이 드셔서.)
피해를 당한 이들이 절대적인 빈곤과 차별을 받던 흑인이 대부분이라는데, 이런 괘씸한 생각이 동정심을 먼저 막아버리니 제가 참 고약하고 냉정한 사람입니다.

천하의 미국이 다쳤다니 온 세계에서 너도나도 도와준답니다.
이 "기회"를 이용해, 평소에 미국과 데면데면했던 나라들까지 앞다투어 돕겠다네요.
북한까지 나섰군요.
인간에 대한 동정심보다는 정치적인 계산이 너무나 뻔히 보이는데, 그렇다고 그런 생각까지도 사람에게 닥친 고난 앞에서는 감사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봐야 하는데..그게 미국의 힘 앞에서라는 생각에서는 자꾸 생각이 멈칫거려집니다.


아프리카 니제르에서 지금 250만의 생명들이, 대부분 아이들이나 여자라는데 지금 엄청난 기아에 빠져있다네요.
당장 지금 돕지 않으면 15만의 어린이들이 아사할 거랍니다.
목초가 말라가고 가축들이 아사한다니 이 재난은 어쩌면 더 끔찍한 참사로, 더 오래, 더 잔인하게 계속될 것 같습니다.

문제는 언제나 아프리카 기아의 원인이었던 부족간의 분쟁이 아니라 환경문제였다네요.
그만큼 서서히 진행되어왔고 대책을 마련할 시간이 충분했는데도 강대국들이 모두 아프리카의 재난을 외면했던게 문제였지요.

250만명.. 어마어마한 숫자입니다.
평생을 풍족하게 한끼 식사를 못해본 이들, 태어나서 제대로 사람의 체형을 가져보지도 못했던 아이들이 그렇게 살다 굶어죽어갑니다.

그런데 아무도 관심을 안가져요.
니제르나 수단은 가난한 나라입니다.
그 지역의 기아참상은 하루이틀 전해들은 게 아니었고 그만큼 어떤 관성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아프리카래.. 또 거기야? 거긴 어쩔 수가 없어...

저도 신문을 볼때, 잠깐 이마를 찡그리며 (아무 도움도 못 되는 ) 걱정을 하지만 이내, 제 집문제와 신입직원 문제로 간단하게 잊어버리곤 하지요.
정기적으로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그야말로 날아가버릴 푼돈에 잠깐 위로를 하면서 나는 그래도 요 정도만큼의 동정심은 가진 인간이라고 얇팍한 위로를 삼습니다.

그 위로의 댓가를 지불하는 거니 오히려 내가 너한테 고마워해야 한다고, 그 기금을 제안했던 친구에게 말했었는데 딱 그 짝이 되어버렸네요.

참 이상합니다.
두 지역의 목숨값은 하나입니다.
가엾이 죽인 토끼 한 마리의 값을 대신하겠다고, 사냥꾼이 나서자 그럼 네 목숨을 걸으라 했다는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우주의 법칙으로 보면 같은 값이지 토끼나 사람이나 다를 게 없겠지요.

저 역시 마찬가지네요.
니제르의 그 얼굴 모르는 아기나, 뉴올리언즈의 저 아기나 같은 목숨값인데, 도움 안되는 동정도 한 쪽은 좀 더 냉정하게, 한 쪽은 더 무거운 한숨으로 보고 있습니다.
같지는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좀 어렵고 힘들기는 해도 뉴올리언즈는 서로 돕겠다고 나서고 그들은 아마도 구조되고 그들의 분노를 들어줄 귀가 얼마든지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저 니제르의 아기의 눈물은....아니... 지금 살아 있을까요?

이런 상황에서 이딴 고민만 하고 있는 제가 참 냉정하고 모집니다.
그러네요......

'그룹명 > 함께 가는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 후 19년..  (0) 2011.11.13
2005년 겨울, 어느 농부의 죽음.  (0) 2011.11.13
꿈꾸는 동막골  (0) 2011.11.13
주남의 어머니  (0) 2011.11.13
오늘은 임정수립 기념일  (0) 2011.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