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바람이 그리 불더니 태풍이 올라온답니다.
일정을 바꿉니다.
태풍이 본격적으로 기세를 발휘하는 내일쯤이면 예정했던 곳을 들르지 못하는 참사가 생길 것 같습니다. 무리가 되겠지만 오늘 우도와 성산, 주상절리, 섭지코지까지 다 봐야겠습니다.
바쁘겠네요.
자. 일단 우도로 갑니다!!
소의 모양을 닮아서 우도라네요.
조금씩 커지는 파도와 다르게 더할나위없이 너그러워보이는 섬이 가까이 옵니다.
어른기준 승선요금은 5.500원.
우도에 도착해서는 셔틀버스와, 바이크, 자전거를 이용해서 돌아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셔틀버스는 1인당 5천원이었습니다.
요거 추천합니다.
바이크는 사실 사고가 많다네요. 바로 전날도 외지관광객이 사고를 당했다고 합니다.
한여름 뙤약볕에 자전거를 타는 재미도 있겠지만 그렇게 하기엔 거리가 만만치는 않아보여요.
돈을 쓸 때는 쓰자! 이번에 느꼈습니다.
섬의 이모저모를 버스기사아저씨들의 재미난 말솜씨로 즐겨보세요 ^^
오전시간인데도 햇볕이 장난 아닙니다.
이렇게 더운 날, 유유자적한 소님을 보다보니 우리 삼돌이는 잘 지내고 계신지 슬그머니 걱정이 됩니다.
삼돌아, 건강하게 만나자 우리~
우도 사자바윕니다.
정말 그럴싸하지요?
반농반어의, 제주속의 작은 제주 우도의 풍광들.
하늘색이 참 곱지요?
우도봉으로 올라가는 길이 험하진 않은데 날이 더워서 숨이 가빠집니다.
중간쯤에서 뒤를 돌아보니...오와....
코를 바다에 빠뜨리고 있는 코끼리섬입니다.
우도봉전망대로 가는 길.
이따금씩 불어오는 바람에 잠깐씩 땀을 말리면서..
바다색이 잉크빛이네요.
손수건을 적시면 금세라도 푸른물이 들것만 같습니다.
반짝이는 물비늘들.
올라가다보니 탄성이 절로 나옵니다.
아, 참 아름다운 섬입니다.
구름의 덩치가 커서 바다에 빠질 것만 같아요.
고고하게 바다를 바라보고 산정묘지와 말 한 쌍.
독락당(獨樂堂) 대월루(對月樓)는
벼랑 꼭대기에 있지만
예부터 그리로 오르는 길이 없다.
누굴까, 저 까마득한 벼랑 끝에 은거하며
내려오는 길을 부숴버린 이
(조정권 <산정묘지> 중)
무어라 형언키 어려운 감동이 가슴을 스쳐갑니다.
이렇게 아득한 산정에 홀로 바다를 바라보며 누워있는 이.
그의 삶은 어떤 바람이 스쳐갔을까.
사시사철 흔들리며 불어오는 바람을 바닷물에 섞어 바라보며 그는 무슨 생각을 저 피안에서 하고 있는 것일까.
마치,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이미 아는 지음의 벗처럼 묵묵히 서 있는 말의 모습이 부질없는 길손의 사념을 묶습니다.
너무 길어지네요.
한숨 쉬었다 나머지 우도를 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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