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년에는 연금술을 연구하느라 머리카락도 수염도 자르지 않고 마치 숲속의 야만인처럼 살다 갔다는 이 매너리즘 시대의 화가. (37세에 마감했으니 말년이라는 말을 쓰기도 민망하다)
그런데 이 그림을 들여다 볼 때마다 나는 이상한 생각만 든다.
성모..성모라 했겠다..
그런데 이 여인의 얼굴 생김이 유대근동의 어느 여인과 닮은 얼굴이란 말인가
범상찮은 이 16세기 초 유럽여인의 머리장식과, 모래바람속의 검은 가리개로 얼굴을 가린 서남아시아 근동여인들을 생각하면 더 그렇다.
게다가 인체비례는 더 기이하다는 생각만 든다.
몸의 전체 크기와 비교해 이상하게 작은 얼굴과 얼굴을 넘는 긴 손가락, 나이짐작이 어려운 옆의 벌거벗은 사람들 (소년? 소녀? 혹은 요정??).
품에 안은 아이.는 그럼 어린 예수여야 할텐데, 가슴을 강조한 걸 보면 아기예수라고 짐작..해야 할것 같은데 아기도 아니다.
검푸르게 죽어 마치 시체의 얼굴을 한 이 기이한 사내아이.
그 아이를 들여다보는 어머니나 옆사람들의 눈길도 뜻을 짐작하기 어려운 기묘한 표정이다.
배경의 긴 기둥이나 그 아래의 남자도 또 이상하다.
원근법이 완전히 무시되어 있다.먼 거리의 기둥인줄 알았는데 기둥 아래와 여인의 발치를 보면 또 안맞는다. 그 옆의 남자는 예언자인가 아니면 이집트 노예인가..
초현실적인 에셔의 판화그림을 미리 보는 듯한 당혹스런 기분이다.
우아함 속에 깃둘인 시대의 불안한 정조를 본다....-라고 내 도록에는 적혀있다.
시대의 불안한 정조가 아니라 그 화가의 불안한 정조를 보는 거라면 내 무지인 걸까.
여인의 얼굴이나 옷자락의 주름 하나하나는 아름답기 그지없는데, 전체를 보면 혼란스럽고 기이하기만 한 그림..
이상한 성화인 건 분명하다..
파르미지아니노...왜 그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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