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들 다 가는 때에 못 가게 될까봐 조바심을 내다가도 그래도 이 공원을 떠나게 되는 것은 생각할 수록 섭섭하다.
이래저래 게을러지고 바빠서 못가던 산책을 나가보았다.
앞으로 얼마나 더 다녀볼 수 있을까.

크기는 개망초 같고 줄기나 꽃 모양은 공작 같은.. 이름을 모르겠다. -_-;;
아마도 공작이지 않을까 싶다.

쑥부쟁이.
쑥부쟁이, 구절초, 개망초,달개비. 도라지.. 나는 이렇게 소박하고 환한 꽃이 정말 좋다.

오늘따라 고요한 공원에는 가을꽃들이 지천이다.
인적도 없고 이따금 나무잎 사이를 스쳐가는 새들의 날카로운 울음.
가을햇살이 졸립다.


오솔길에 밤나무가 많았나보다.
바닥에 밤송이가 널렸다.
산책나온 할머니도, 아빠 따라온 꼬마도 숲에서 밤을 줍느라고 정신이 없다.
손에 들린 비닐 봉지가 제법 쳐진 걸 보니 밤이 많은가보다.

산책길에 쉬면서 돌말사람들 생각도 하고, 볕좋은 오후에는 책을 들고 앉았다가 살짝 졸기도 하던.. ^^;;

휴일에 올라가면 늘 이 정자에서 어르신들이 주무시거나 흥얼흥얼 정담들을 나누시던데 오늘은 바람이 선선해선지 아무도 없다.

중간 마당도 조용...
나라가 시끄러울 때 저녁마다 모여 난상토론을 벌이던 친구들, 선배들...
떠나는 동네, 문득 그립다.
어딜 갔나...

뱀딸기 꽃이 피었다고, 뱀딸기가 익었다고.. 설레면서 지나가던 세째마당.
이제 곧 붉은 단풍잎이랑 노란 은행잎이 저 벤치에 소복하게 쌓이겠지...


도대체 산수유는 언제 익는 걸까?
철이 두번 바뀌어도 열매는 고대로다.

내려오는 공원길.
정말 많이 그리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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