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은 정말 디게 웃겨요.
아니 뭐 경쟁할 게 없어서 여자 바래다주는 걸로 경쟁을 다 하냐.
뭐 내가 좀 이뻐서 그렇긴 하지만.
아마 세연씨가 바래다주겠다고 하지 않았더라면 내가 뭘 타고 가던 말던 아무 상관 없었을 거예요.
그러게 자기가 좀 미리 나서주면 얼마나 이쁘니.
아니 뭐 바래다주길 바랬다는게 아니고.. 그냥 말이 그렇다는 거죠.
저기요. 아까 그 얘기요.
회사...얘기요. 그게 뭐예요?
세연이가 직업소개사 하고 싶은 모양입니다.
그럼 엄상무님이 말하던 그 합법적..인 회사가 그 회사예요?
네.
아..글쿠나...
정말 양지로 나올 모양인가보네요.
그럼 뭐 앞으로 내 도움 같은 건 필요없겠구나... 다행이네요.
근데 두 사람, 아무래도 잘 지낼까 몰라요.
만날 때마다 늘 그렇게 으르렁대면서.
전화가 왔습니다.
유진씨였습니다.
받을 줄 알았는데...
망설이다가 그냥 전화기를 내려놓네요.
내 눈치를 보는 걸까요.
그럴 필요 없는데...
그냥 받으시라고 하면 주제넘다고 할까요.
누구랑 같이 있냐고 물으면... 대답하기 곤란하겠지요.
아마 그래서겠지요.
갑자기 분위기가 무거워져버렸습니다.
이거 정말 안 좋은 건데...
차 스톱~!! 차 세워줘요!!
저기요 막 나 급한 일이 생겼거든요.
그러니까 얼른 세워줘요.
왜 그러긴요. 급한 일이라니까.
군밤 사려구요.
겨울밤이 길거든요.
이렇게 긴 겨울밤에는 쓸데없는 잡념으로 머리 뒤숭숭하게 하지 말고 군밤 먹으면서 그냥 속편히 넘기면 얼마나 좋은데요.
그거 안해보셨죠?
아니예요.
기다리지 말고 그냥 가요.
유진씨 기다려요.
아까부터 전화오던데.
안녕....
가 버렸네...
가야할 사람 간 건데 왜 이렇게 마음이 스산할까요...
그래. 잘 했어 미주.
오늘 한 일 중에 제일 잘 한거야.
아까부터 자꾸 기침이...
목이 아파집니다.
아 추워...
정말 긴 겨울이 되려나봐요.
아직 장갑도 마련이 안 되었고... 내가 본 장갑은 이미 주인이 있는데 말이지요.
춥다...
일찌감치 돌아가서 아스피린 먹고 뜨끈하게 푹 잘거야.
오늘은 정말 아무 생각 안 해요.
어?
하두목....
요즘은 약국에서 군밤도 팝니까?
아 군밤...
약봉지를 들켰습니다.
이런;;;
들어가다 사려구요.
걱정 마요. 살 거니까.
어머나!!
어어 이거...
그니까...
이거 주려고 다시 왔...
이 사람....정말....
많기도 합니다.
암튼 통도 커요.
이걸 언제 다 먹으라고.
내가 뭐 다람쥔가.
그러니까... 이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처음으로 내게 준 선물이었군요...
아직도 따뜻해요...
바보...
내가 뭐 정말 군밤이 먹고 싶어서 그런 줄 아나봐요.
그래도 보기보단 참 따뜻한 사람이었군요...
가던 길을 되짚어 군밤을 사오다니...
내가 먹고싶어했다고...
그러니까 네가 닥터윤 짝인 하두목이란 말이지.
이쁘게도 생겼습니다.
정말 군밤이 이렇게 맛있을 줄 몰랐어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따뜻한 맛이예요.
그 사람도 알까요.
세상에 이렇게 행복한 맛이 있다는 걸요.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바보다 윤미주.
아니 남자한테 군밤 한 봉지 받아안고 이렇게 행복해지다니.
너 너무 소박해진 거 아니니.
그래도.. 좋은 걸.
그냥 행복하기만 한 걸요....
'그룹명 > 연인의 마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신이 누구인지 나는 알 수 없어요. (0) | 2011.11.10 |
---|---|
문소리 (0) | 2011.11.10 |
그녀를 보여주기 싫었습니다. (0) | 2011.11.10 |
나는 나쁜 놈입니다. (0) | 2011.11.10 |
미주의 얼굴 -7부 (0) | 2011.1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