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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연인의 마을

그대 잘 가라

by 소금눈물 2011. 11. 10.







마지막 보내는 길도 그렇게 추웠습니다.
그가 세상에 남겨놓은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
보내는 그 마음도 그렇게 추웠습니다.






잘 가... 잘 가 여보...

세상에서 그를 뭐라 말했던 그에겐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남편이었고






민지에겐 둘도 없이 커다란 아빠였는데...

이른 새벽, 냉장고를 열어보며 도란도란 숨쉬며 잠든 그것들에서
행복을 생각하던 사람
자기에게 주어진 그 작은 행복들을 그토록 뻐근하게 감사하던 사람...





강재형도 없는데 상택형을 홀로 보내는 산이의 마음이 시리디시립니다.
정말로 피붙이 큰형같던 상택형...
혼자 세상에 남아서 산이는 어떻게 견뎌갈 지 알 수 없습니다.





미안해요.
미안해요 엄상무님...
나 때문에... 나 때문에 당신의 가장 소중한 사람들이 이렇게 당신을 잃어요.

이 죄를 어떡할까요.
이 빚을 평생 어떻게 갚아가야 할까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끝내 제 사람이 되지 못했지만
엄이사님. 당신 참 멋진 남자였어요.
그게 좋았어요.
그런 남자를 옆에 둘 수 있어서 강재가 참 부러웠어요.

좋아했던 사람들을 자꾸 보내게 되요.
왜 나는 이렇게 좋아하는 사람들의 등만 보며 살고 있을까요.
당신이 남긴 사람들이 당신을 보내기 고통스러워서 저렇게 울고 있는데
떠나는 발길이 괜찮으신가요.
이렇게 추운데... 당신 혼자 그 길 가기 괜찮으신가요.

나쁜 사람입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아프게 하고... 당신 참 나쁜 사람입니다.





울다 지쳐 잠든 아이를 바라보며 눈물이 말라붙었습니다.





말씀... 많이 들었어요.
와 줘서 고마워요...





아니예요.. 아니예요..


어머니는 여자보다 강하다지요.
아이를 위해 애써 추스리는 분을 보며 미주의 가슴이 미어집니다.
어머니를 일찍 여읜 미주는 민지엄마의 마음을 짐작합니다.
어린 민지가 아빠를 잃고 앞으로 세상을 어찌 살아나갈 지
그 아이를 보는 엄마의 마음이 얼마나 막막할지...






죄송합니다..
저 때문에 정말... 죄송합니다..

머리칼로 신을 삼아도 이 마음을 어찌 다 감당할지요.





그러지 마요...
그렇게 가슴에 쌓아두면 윤선생님 살리고 싶었던 그 사람 마음, 헛되어져요.

수혈... 해주셨단 얘기 들었어요.
덕분에 삼일..더 살았습니다.






십년을 같이 살았어요.
언제 나갔는지 언제 들어오는지..
밥 한끼 같이 먹나 싶으면피투성이로 들어오고...
근데... 원없이 봤어요.
고마워요.. 작별할 시간 주어서...






모든 접견을 거부하고 혐의를 모두 인정하는 바람에
강재가 더 어려워질 것 같답니다.

힘 내요.
건달의 여자는 눈물 많으면 못써요...

이 와중에 강재와 미주를 걱정하며 다독거려주는 사모님..





바람처럼 떠도는 남자들 뒤에
그들의 여자들이 감당해야 하는 고통을 태산은 뼈저리게 느낍니다.
자기도... 계속 그렇게 살아야 한다면 자신의 옆에 있는 여자도 언젠가는 저 고통을 겪겠지요.
이것은 멋도 풍류도 아무것도 아닌 슬프고 처참한 고통일 뿐입니다.

아프고 서러운 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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