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이 밝았습니다.
서둘러 미쳐 못 본 뤼신공원과 임시정부청사를 돌아보고 바로 출발해야 합니다.
설레며 기다렸던 짧은 중국여행, 벌써 끝이라 생각하니 섭섭해집니다.
계림, 장가계, 황산, 그리고 서쪽 먼 지방...
가 보고 싶은 곳은 끝도 없이 떠오르는데 다시 보따리를 꾸리려니 언제 다시 중국에 와 볼까 싶네요.
짧은 일정으로 중국에 대해 얼마나 알았겠습니까, 하지만 이런 견문이 쌓이고 쌓여서 세상을 보는 눈과 지혜가 조금 더 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나라사람들에겐 상해에 가면 꼭 들러야 할 곳 중의 하나지요.
뤼신공원은 예전엔 홍커우 공원이라 했는데, 작가 뤼신(노신)을 기리는 뜻으로 그 이름을 따서 뤼신공원으로 바뀌었답니다.
그러니 우리가 기억하는 윤봉길 의사의 의거 장소로 기억하는 홍커우 공원과 같은 곳입니다. 헷갈리지 마세요.

이른 아침이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운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 느린 움직임속에 얼마나 큰 운동이 될까 싶은데 호흡에 맞추어 움직이는 것이 여간 큰 일이 아니라더군요.
언뜻 보아도 연세가 퍽 들어보이는 분들이 움직임은 참 유연했습니다.

공원 한 쪽의 풍경입니다.
들른 김에 뤼신기념관도 들르고 싶었는데 마침 공사 중이라 아쉽게 발을 돌렸습니다.

이곳이 1932년 4월 29일, 일본의 천장절과 전승기념 축하식을 치르러 와 있던 일본인 대장 시라카와와 대장 이하 중국 침략의 군관민 수괴들의 단상 폭탄을 던졌던 바로 그 자리입니다.
우리말과 중국어로 된 비문이 그날의 장렬한 의거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단상이 있던 자리랍니다.
세계만방에 대한민국 청년의 기개를 높이고, 시름에 겨운 조국동포들에게 자랑스런 혼이 살아 있음을 알렸던 날입니다.

윤의사의 호 <매헌>을 따서 매정이라 이름한 곳입니다.
입장권을 끊고 차례를 기다렸습니다.
연휴 마지막날이라 한국인 관광객들이 한참 북적이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우리 선조들의 행적을 고맙고도 뜨거운 마음으로 찾아보는 마음들이 숙연하면서도 뿌듯했습니다.
모두들 같은 마음이었겠지요.

한국식 기와지붕이 참 정겹고 따뜻합니다.

의관을 정제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

윤의사의 영정.
이곳은 사진촬영 금지구역이라 사람들 없는 틈을 타서 조심스럽게 눌렀습니다.


내부에는 그날의 모습, 윤의사의 유해 사진이며 폭탄, 친필들이 있었습니다.
기념관은 몹시 작고 대부분이 사진들이라 만족스럽진 않았지만, 일본에겐 엄청난 충격이었을테니 이만한 기록도 간직해내려오기가 쉽지 않았겠다 싶더군요.

매정 뒤뜰에는 이렇게 간이매점이 있습니다.

공원에서 본 매점.
소박하네요.
이용하는 이들도 대부분 쉬러나온 어르신들 뿐이더군요.
자, 이제 마지막 코스 상해 임시정부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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