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파상의 <고인>은 주인공 '나'를 주인공으로 삼은 짧은 이야기다. 사랑하던 여인이 죽어 그녀의 장례식을 치렀다. 그녀와 함께 했던 공간과 물건들을 견딜 수가 없어서 그녀의 묘지를 찾아갔다. 대리석 십자가에는 이렇게 씌어 있었다.
그녀는 사랑하고 사랑받다 잠들었노라.
오래 머물고 싶었으니 쫓겨날 것을 피해 이리저리 몸을 숨겼다. 날이 어두워지자 그녀의 무덤을 찾아가는데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옆 무덤의 대리석 판이 올려지더니 시체 하나가 나타났다. 그 앞 비석에는 "여기 ***가 쉰한 살의 나이로 잠들다. 벗을 사랑했고, 정직했다. 선량한 그는 주님의 평화 속에서 잠들었노라"라고 씌어 있었다. 시체는 자기 비석의 글을 읽더니, 작은 돌을 주워 그 글씨를 지우고 새로 썼다.
여기 ***가 쉰한 살의 나이로 잠들다. 유산상속을 바라 가혹하게 대하여 아버지의 죽음을 재촉했고, 아내에게 고통을 주었다. 아이들을 괴롭혔고, 이웃을 속였고, 기회만 있으면 도둑질을 한 그는 비참하게 죽었노라.
주위를 돌아보니 모든 무덤들이 열려 있고, 시체들이 무덤에서 나와 묘비에 새겨진 거짓말을 지우고 진실을 써넣고 있었다. 나는 그녀 역시 비석에 새로운 문구를 새겨넣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무덤을 찾아갔다. 내가 조금 전에 읽었던 대리석 십자가에는 이렇게 씌어 있었다.
어느 날 불륜 관계를 맺으러 나갔다가 비를 맞아 감기에 걸려 죽었노라.
- 이 꼭지는 한용택 옮김. 이승수가 지은 <문학이 태어나는 자리>에서 얻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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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이란 과연 ^^;
문득 죽은 후에 내 시체는 무덤을 기어나와 내 묘비에 무엇이라 고쳐적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혹시라도 남은 이가 나를 아까워 하여 호의어린 조사를 남겼다 하더라도 나는 뜨악하게 바라보다 곧 돌멩이를 쥐어들고 쓱쓱 고쳐적겠지.
자신의 허물과 거짓은 매양 포장하여 정의감에 사로잡힌 척 하였으나, 실상은 늘 가면이 들춰질까 벌벌 떨었다. 평생을 돈에 휘둘리어 양심과 명예를 팔아먹는 짓은 예사로 알면서 다른 이에게는 언제나 자신과는 다른 잣대를 요구하며 살았다.
그녀는 사랑하고 사랑받다 잠들었노라.
오래 머물고 싶었으니 쫓겨날 것을 피해 이리저리 몸을 숨겼다. 날이 어두워지자 그녀의 무덤을 찾아가는데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옆 무덤의 대리석 판이 올려지더니 시체 하나가 나타났다. 그 앞 비석에는 "여기 ***가 쉰한 살의 나이로 잠들다. 벗을 사랑했고, 정직했다. 선량한 그는 주님의 평화 속에서 잠들었노라"라고 씌어 있었다. 시체는 자기 비석의 글을 읽더니, 작은 돌을 주워 그 글씨를 지우고 새로 썼다.
여기 ***가 쉰한 살의 나이로 잠들다. 유산상속을 바라 가혹하게 대하여 아버지의 죽음을 재촉했고, 아내에게 고통을 주었다. 아이들을 괴롭혔고, 이웃을 속였고, 기회만 있으면 도둑질을 한 그는 비참하게 죽었노라.
주위를 돌아보니 모든 무덤들이 열려 있고, 시체들이 무덤에서 나와 묘비에 새겨진 거짓말을 지우고 진실을 써넣고 있었다. 나는 그녀 역시 비석에 새로운 문구를 새겨넣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무덤을 찾아갔다. 내가 조금 전에 읽었던 대리석 십자가에는 이렇게 씌어 있었다.
어느 날 불륜 관계를 맺으러 나갔다가 비를 맞아 감기에 걸려 죽었노라.
- 이 꼭지는 한용택 옮김. 이승수가 지은 <문학이 태어나는 자리>에서 얻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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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이란 과연 ^^;
문득 죽은 후에 내 시체는 무덤을 기어나와 내 묘비에 무엇이라 고쳐적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혹시라도 남은 이가 나를 아까워 하여 호의어린 조사를 남겼다 하더라도 나는 뜨악하게 바라보다 곧 돌멩이를 쥐어들고 쓱쓱 고쳐적겠지.
자신의 허물과 거짓은 매양 포장하여 정의감에 사로잡힌 척 하였으나, 실상은 늘 가면이 들춰질까 벌벌 떨었다. 평생을 돈에 휘둘리어 양심과 명예를 팔아먹는 짓은 예사로 알면서 다른 이에게는 언제나 자신과는 다른 잣대를 요구하며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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