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창 사 놓은 코넌 도일, 찰리 챈, 드루리 레인들의 추리소설들.
아직 반도 더 남은 <그리스 비극>
<세계사>
이 책들을 마구 뒤죽박죽 한꺼번에 읽고 있다.
침실에 거실에 화장실에 삼실 책상에- 굴러다니는대로 잡히는대로 읽다보니
너댓 명의 탐정이 너댓 명의 범인을 쫓고 있고 너댓 명의 인간이 너댓 명의 신에게 농락당해 절망하고 있다.
줄거리도 주인공도 단서도 엉망진창으로 섞여서.
문제는 그 이 많은 추리 소설 중 어느 하나도 딱히 내 열광적인 관심을 끌지는 못한다는 거.
맘에 와 닿는 것은 언제 끝날지 기약이 없는 그리스비극 뿐.
언젠가부터 소설을 참 안 읽는다.
소설 뿐이랴. 시도 그 좋아하는 평론도 안 읽는다.
거의 '자료'이거나 인문학 책들 뿐이다.
인간의 희노애락에 절망하고 희구하는 문학에서 멀어지다보니 소설 쓰기가 정말 힘들다.
사람의 마음과 처한 상황을 매끄럽게 풀어나갈 능력이 없다. 원래 있던 상상력조차 바닥이 난 지 오래.
그런데 갈수록 소설은 재미가 없고 시도 안 들어오니.
왜 이렇게 삭막해졌는지 모르겠다.
이러고도 소설을 쓴답시고 앉아있는 이 모순.
안 읽으니 모르고 모르니 재미가 없을 수 밖에.
적어도 쓰는 것의 다섯 배는 남의 글을 읽어야 할텐데.
아 재미없어 소설들.
제일 재미없고 어처구니없는 것은 역시 내 소설들.
그래도 나 한때 정말 문청이었는데 말이지. 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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