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인노릇하기 힘들다.
시험을 코 앞에 두고 며칠째 조선중기의 문화와 왕실 이야기에 파묻혀있다.
조카 단지우유녀석이, <이산 정조>가 시작한다고 갖고 있던 제 책을 몇 권 빌려주었는데 그 중의 하나이다. (다모 때 이 녀석은 성백이를 좋아했다. 덕분에 두고두고 나에게서 구박을 어지간히도 받았는데 지금도 좋아하는지 어쩐지는 모르겠으나 내 앞에서 대놓고 성백이를 좋아한다는 말은 못한다. ^^; 그래도 열심히 책도 챙겨주고, 좋은 영화라고 저는 벌써 본 <화려한 휴가>도 함께 봐주며 같이 울어주는 녀석이라 이쁘기 그지없다. 거기다가 내가 동네방네 지금까지 떠들어 온 것 처럼 솜씨도 장금이 뺨치고 돌아앉을 녀석이어서 어찌나 기특한지. 암튼 그 녀석 업어가는 도령은 삼대를 복 받은 거다)
꼭 드라마 때문이 아니어도 조선시대 왕실의 의례와 문화, 생활 전반에 대한 정보로 정말 좋은 책이었다. 못 읽었으면 두고두고 서운할 뻔 했다.
왕의 하루 일과와 예절법, 궁의 관혼상제 치르기, 왕의 통치 문화와 왕비의 역할, 왕족의 삶까지 두루 아우른다.
특히나 이 책은 정조시대에 대한 기록이 많은데 아무래도 기록에 대해 집요하리만큼 철저했던 정조임금의 노력 덕분에 그만큼 내용이 풍성해서였을 것이다.
대궐 밖으로의 행차와 군사훈련 부분에서는 일전에 읽은 김탁환의 소설 부분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아, 여기에 백동수가 있었겠다, 여기 쯤에서 우리 규장각 서리들의 활약이 있었겠다 짐작이 되어서 더 반가왔고.
왕과 왕비의 복색, 치장물의 상징이나 수라상에 오르는 음식물의 종류 같은 자잘한 정보에서부터, 조선의 왕이 겪어야 했던 고뇌와 그들이 추구하던 이념에 대한 이해까지 두루 알기 쉽도록 써 놓았다.
기다리고 있는 폐인들에게 추천한다.
제목:조선 왕실의 의례와 생활, 궁중문화
지은이: 신명호
펴낸 곳: 돌배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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