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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그녀는 다모폐인

놀지는 저녁

by 소금눈물 2011. 11. 16.

01/30/2004 06:33 am공개조회수 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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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병허게 놀이 붉네....
놀이 이러키 붉으면 날이 좋다구 허는디 워쩌자구 내 속언 속이 아닐랑가...

종사관 나으리
접니다.
저 축지라우. 축지, 마축지요

기억은 하시우? 거그서 다모성님이랑 알콩달콩 허느라구 나같은 인사들 다 잊어뿐진 거는 아니겄지라?
머 좋은 기억이라구 나 같은 넘덜까지 기억하시겄슈.
허리이 금대 두르고 다니는 이두 아니구 마음을 준 정분난 여인네두 아닌디 나 같은 넘까지 차례가 오겄남유?
알지라. 아는디 워쩌자구 나넌 자꾸 눈이 밟히구....

수련장이 와 봤시유
한참을 앉아 있어두 아무 생각도 안 납니다.
여게 쪽은 오줌눌 디두 안 돌아볼라구 혔지라.
나가 뭔 정이 있다구....
나넌 그런 거 몰릅니다.
근디 가끔씩 목울대를 머가 치받쳐 올라서 못살겄습니다.
풀어볼라꾸 와 봤는디....저녁나절 한참을 앉아 있어두 말이 떠오르지를 않습니다.
시상이 말 잘허는 이들, 자게 속을 다 말허구 살 줄 아는 이들이 참 부럽습니다.
.....

역난 잡구 우포청으루 갔슈.
여게 있다간 못 견디겠습디다.
우씨. 염병헐 거..
다모성님두 읎구, 타박녀는 잊어뿔구 명 질은 여편네 하나 꿰차라구 백부장은 만날 지랄혀서 못살겄습디다.
나가 좌포청이 뭔 정이 있다구 여기서 박박 김서 살겠습니까...

생각허먼..
저를 츰으루 사람 대접혀 준것이 나으리지라우
사람잡구 추쇄꾼들 피해 도망다니느라 사람같지두 않게 살 때, 들병이 하나 만나 그냥 칡넝쿨마냥 얽혀서 살다 한시상 끝낼라구 혔지라.
저 같은 것이 양민이 되구 더구나 포졸이 되구 아그 아버지가 된다? 꿈도 못꾸던 말이지라..
하이구....
생각헝게 그날 본 나으리 생각 나누만요.
다모성님허구 츰이 와서 저를 찾으실띠 신행하는 새서방맹키로 참 사내가 워쩌 그리 지집애처럼 곱나, 저 여인이 엄동 칼바람 같드니 저 냥반 옆이서는 워쩌 고로코롬 말소리도 크게 못허구 자분자분허게 꼭 새악시 같다...그런 생각을 혔구만요...

사람이 속이 품언 생각이라구 겉이 표 안나까라?
성님 대궐 담 넘다가 어육이 디야서 나타났을 적이, 그때 나으리 얼굴이 눈에 선합니다.
저 얼굴이 그렇코롬 서슬푸른 그 좌포청 종사관 맞으까나?
조선팔도이 적수가 없다던, 춤추는 칼끝얼 눈에 본 적두 없다던 저 사내 맞으까나?

성님 없어진 산중이서 어매 잃은 젖믹이 아그처럼, 아니, 염통 하나 뺏긴 짐승처럼 울부짓는 나으리 보구 어쩔라구 이 모진 인연이 저 산같은 사내, 저 얼음장같은 사내를 무너뜨리까나,....그런 생각을 혔지라....

나가 질게 산건 아니지만 말여라
콧방귀 깨나 뀌는 넘덜두 보구 잘났다구 으리엄청한 양반네두 봤지만 지가 먼저 눈치보는 사람은 읎었어라.
나가 백부장헌티두 개기는 축지 아녀라? 나같은 거, 좌포장이 아무리 높으먼 무섭겠소, 아니문 병판이 지랄혀두 나가 놀라겄소?
지랄, 저나 나나 비단옷 입구 갈옷 입구, 입성은 다루구 처먹는 것은 달라두 날 저물문 가야는 기 인생 아녀라? 나가 워째 쫄리겄어라?

츰이지라.....
츰으루 사람이 무섭구, 하늘이 무섭구.....가는 길이 얼마나 무거야 하는지를 무섭게 알았소...
날 저물먼 가는 것이 인생이 아닙디다.
눈이 띠었다구 내 여자, 내 남정네가 아닙디다.
워쩌자구 다모성님을 마음이 품었소....
츤한 관비 하나야 아무때나 불러다 고름 풀러볼먼 끝장 아니었어라?
누가 뭐라겄소? 더구나 그 여인이 나럴 품구 밤마다 눈물바람이었는디 그걸 모른척 허는 것이 더 모진 일이지라..
워쩌 그러셨소?
워쩌 사람으루 태나서 사람같이 살지 않으셨소?

나넌 나으리처럼언 안살랍니다.
나가 맘이 준 여편네넌 그냥 품어버리구, 나가 맘이 든 물건은 가질만 하먼 가질랍니다.
나넌 사람잉게요, 나넌 감히 사람 아닌 척은 못허구 삽니다.

우씨.....워쩌 날도 좋은디 티는 날어다녀.....
....

지랄이여 지랄이.........


좋지라?
암요... 좋아야지라.
핑생얼 맘얼 못 놓구 나비보듯 꽃보듯 헌 여인네가 인제는 암 걱정두 않게 눈 앞에 있넌디,
거그서야 또 어떤 화적넘덜이 왜적 끌어들여서 사주전 맹글지는 않얼팅게
잘 지내야지라...

백성이오?
백성의 한얼 지대루 알지도 못허는 넘덜이 대신 칼차구 설레발을 치먼서 그 이름 팔 때는 그 넘덜 힘 가지문 그 앞잇넘덜보다 더 독한 넘덜 되는거 그거 잘 압니다.
나같언 바닥것덜언 그저 밥 잘묵고 등 따시고 내 마누라 내 새끼덜 보듬구 아침이 눈 뜨구 저녁이 눈 감구 그게 질이지라...
함부로 이름 팔구 대님서 엄한 생목숨 요절내구 뭔 백성 구한다구 설치지 마라는 겁니다.

저는 무식헌 넘이 되놔서 색깔옷 입은 이들, 잘허는 말 그거 못헙니다.
백성? 나라? 명분이구 충이구 간에 개나 먹으라는 겁니다.
내 목숨이 있구야 남이 목숨두 있구
남이 목숨 서러운 줄 알구야 시상 목숨 아끼는 법두 있다구 생각허지라.
지가 무식혀서 모르는 겁니까?
지 말구 더 잘난 사람덜언 그리 말 안헙니까?

내 새끼... 내 마누라 타박녀.....
살었이먼 지금 뽈뽈대구 겨 다닐 내 새끼......
사람같이 살만허게 되얐는디
...

지 옆이는 암두 없구만이라...

사람 목숨 함부로 비어냄서 사람 사는 세상을 도모한다는 것덜, 내 생으로 간을 끄내 씹어두 션찮을 거구만요.
뭔 시상을 바라구, 뭔 하널얼 바라구 백성을 팔구 하널얼 지 맘대루 팔어서 그딴 소리 지껄입니까?
그 백성이 지 백성이구 그 하널이 지 하널이라구
맘대루 단도질허구 맘대루 끌어가라구 누가 그런답니까?


에이씨...
머리에 먹물 들어간 넘덜 잘난척함서, 자는 강아지 돌아눕도 안헐 소리 지껄이지 말라는겨....지랄이여 지랄이...

나가 한이 맺혀서라...
이 시상 콱 접어뿔구 싶은 맘이 왜 없겄어라?
근디 말여라..
나으리...
종사관 나으리...
다모성님 가구 나으리 가구...
그럼서 봉게 그런게 아닙디다..
불를 띠 저 먼저 훌렁 갈 적이는 말이우
나중이 물어볼 때 헐 말이 있으야 겄디다...

나럴 두구, 복중이 아그까지 안구 요절난 나 마누라가 말여라
나 보구 왜 왔냐구 물어보먼 나가 머라 말허까라?

하이구..

총각이루 간 사람이 워쩌 아그 아배 맘을 알겄나..
나가 미친 넘이지...

우이씨..
잘난 상전 찾다가 마누라는 왜 나와....
홀애비 서방 남겨놓구 그렇코롬 싸가지 읎이 가뿐 마누라가 왜 나와뿐져 분겨...
그렁게 무식헌 넘이 잘난 사람덜 뽄 받을라구 설치는 기 아녀
나가 고런 사람들허구 무슨 상관이 있가니?
나가 종사관이 될 거여, 그런 잘난 사람덜 발그림자나 따라갈라구 설칠 일두 없넌디 ...뭐할꺼여....

아하...

워쩌 저리 놀이 붉으까나..
우리 마누라 볼때기 같구만이...
황보종사관 츠다보던 다모성님 속이 저렇키 붉었으까나....

아이씨...

수련장 좀 잘 좀 맹글구 비호대 훈련얼 시키던지 포졸 훈련을 시키던지 허지
워쩌자구 갈밭이 이러크름 몬지가 많댜
워쩌 이리 티가 많어..염병헐...

...

아이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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