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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소금눈물의 그림편지

갖고 싶은 그림들

by 소금눈물 2011. 11. 3.




오키프의 <붉은 양귀비>.
처음 이 그림을 보았을때 그 전율, 아직도 생생하다.
이 뜨겁고 아름다운 열정.. 내 집을 갖게 되면 꼭 제일 먼저 사서 걸어두고 싶었다.



눈 내린 아침
숲은 모두 저물어 갈까마귀 깃드는데
찬란히 반짝이며 수레를 비추는 눈
신선도 놀랄 만큼 깨끗한 순수 세상
봄바람도 저 흰꽃들을 어쩌지 못하네
가랑비소리 창호지를 울리고
추위는 발걸음을 주막으로 이끄는데
온 천지 은으로 만들어 놓은 것 같은 세상
동구 앞 세 갈래 길 허옇게 덮였네

이 그림에 김려의 시를 달아서 올렸더니 정지신호님이 답가로 주셨던 이인로의 시이다.
작은 내 책방머리에 꼭 두고 싶다.
청전의 그림은 언제나 고적하고 고적해서 아름답고 그래서 더 쓸쓸하고 어쩐지 슬픈 정조까지 엇든다.
청전과 자주 비교되는 소정 (小亭, 변관식)의 그림이 그림 밑에 꿈틀대는 강인한 남성성과 단단한 선비정신이 기둥이라면 소정은 어딘지 아련하고 쓸쓸한, 그래서 한없이 부드럽고 아름다운 ... 뭐랄까..닥히 설명하기가 어렵게 서정적인 그런 모습이다. ("여성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건 남성성이나 여성성으로 부를 어떤 것은 아닌 것 같다. 단지 비교되는 소정의 그림들이 그렇게 보여진다는 것이다) 동시대에 활동하다가 전혀 다른 길로 역사를 걸어간 화가의 모습들... 내 평소의 주관대로라면 소정의 그림을 더 좋아해야 하는데...작품과 작가를 따로 떼어놓고 좋아하려고 애써보기는 처음이다 ^^;;



반 고흐의 정물화나 과수원 연작들. 특히 아이리스는 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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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베르메르...

이사가기 전에 꼭 인사동이나 사간동에 들러서 복제화라도, 작은 엽서라도 꼭 몇 점 사오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그림들을 마음놓고 붙여놓고 볼 수 있다는 거. 그거 정말 내가 꿈꾸던 것 중의 하나였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