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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하마을 사람들- 봉하쌀 밥맛의 비결은 자연에 있다

by 소금눈물 2011. 11. 14.

05/22/2009 10:26 pm공개조회수 0 1

[봉하 사람들] ③ “봉하쌀 밥맛의 비결은 자연에 있다”
- 황봉호 봉하마을 친환경쌀 작목반장
▲ 황봉호 봉하마을 친환경쌀 작목반장. 40년 넘게 벼농사를 전업으로 해왔다.
지난해 선풍적 인기를 끌며 1주일 만에 매진을 기록했던 봉하오리쌀. 그 봉하오리쌀이 올 가을에도 어김없이 찾아옵니다. 지금 봉하농장 못자리에는 봉하쌀의 파릇파릇한 어린모가 한창 자라나고 있습니다.

친환경농법으로 짓는 봉하쌀은 이번엔 우렁이농법을 병행합니다. 봉하오리쌀에 이어 봉하우렁이쌀이 탄생하게 됩니다. 봉하쌀 경작면적(79만2천m²)과 생산량(500톤)은 지난해보다 10배가 늘어납니다.

봉하오리쌀, 봉하우렁이쌀 생산의 주인공은 봉하 농민들. 그 한가운데 쌀농사를 진두지휘하는 분이 있습니다. 봉하마을 친환경쌀 작목반장 황봉호씨(59세). 40년 넘게 벼농사를 전업으로 해온 그야말로 ‘봉하 농사의 달인’ 중 한 분입니다. 농사준비에 여념 없는 그를 5월 19일 봉하 들녘이 한눈에 들어오는 생태연못 정자에서 만났습니다

봉하 주민들은 지난해 5월 ‘봉하마을 친환경농업 생산단지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본격적으로 친환경농법을 도입하였습니다. 당시 추진위원장이었던 황 반장은 이후 14명의 농민이 발족한 ’친환경쌀 작목반‘ 대표로 뽑혔습니다. 현재 작목반 회원은 50명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는 특히 추진위원회 고문을 맡아 농민들과 함께 친환경농법을 공부하고 현장견학을 다녔던 노무현 대통령의 열정적인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고 합니다. 친환경쌀 작목반을 구성하게 된 데도 대통령의 권유가 계기가 됐다고 합니다.

“대통령님이 그러시더라구요. 2014년 쌀시장이 개방되면 수입쌀이 들어오는데 그때 가서 우왕좌왕하지 않고, 농민들이 신념을 갖고 친환경 무농약쌀을 생산해서 소비자들에게 인정받으면 혼란을 겪지 않고 정상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지 않겠는가. 그렇게 해서 친환경쌀 작목반을 만들게 됐습니다.”

대통령 권유로 친환경농사 시작... 자연농법으로 진화 중

황 반장은 올해 봉하쌀의 품질향상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보다 더 체계적으로 친환경쌀 농사를 짓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가 화학비료와 농약, 제초제를 쓰지 않고 친환경자재로 대체한 유기농법 수준이었다면, 이번에는 땅심 키우기부터 생물제재 만들기, 논생태 복원, 건조와 가공까지 작목반이 직접 관리하고 있습니다. 생산단계부터 판매단계까지 자연농법, 생태농법 수준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것입니다.

작목반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무농약인증’을 획득하겠다는 목표로 볍씨뿌리기(파종), 모심기(이앙), 생물제재 뿌리기(방역살포)도 친환경방식으로 바꾸었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 포트 파종기, 포트 이앙기, 광역분무기 등 친환경농기계를 구입했고, 생태농업에 필수인 각종 생물·미생물 농자재를 직접 키우고 만들기 위해 ‘(미)생물 농자재센터’를 열었습니다.

작목반은 올해 농사를 준비하면서 영농교육도 체계적으로 실시하였습니다. 황 반장은 교육을 받으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지난 3월 충북 괴산의‘조한규지구촌자연농업연구원’에서 4박5일간 자연생태농업 연수를 받을 때 강의는 잊히지 않는다고 합니다.


"충남대 교수가 얘기하던데 예전 사과 1개에 들어있는 철분이 지금은 40개 사과를 먹어야 섭취된다고 했을 때 놀랐어요. 그런데 화학비료, 농약, 제초제 등이 땅에 축적돼 땅심이 적어져서 그렇게 된 것인지, 그 원인을 아직 알 수가 없다는 겁니다. 지금 우리 땅이 후손들에게는 ‘죽은 땅’이 되고 있다는 것이죠.

농사짓는 사람으로서, 앞으로 10년 뒤면 내 노동력도 급격히 떨어질 텐데 내가 움직일 수 있을 때라도 자연농법으로 해보자고 마음먹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게 안전한 먹을거리를 만드는 것인데 누군가는 그렇게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이제 봉하마을도 국민들의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하는데 일조를 해야지요."

▲ 봉하마을에서는 화학비료를 전혀 쓰지 않고 농민들이 한약재, 천혜녹즙 등으로 직접 만든 천연 영양제를 사용합니다. 5월 18일 작목반 회원이 영양제를 뿌리고 있습니다.
땅이 후손들에게 ‘죽은땅’이 되고 있다

그는 순조롭게 진행되던 봉하마을 친환경농사가 최근 김해시의 봉하마을 친환경쌀 미곡종합처리장(RPC) 건립사업 지원 유보로 차질을 빚고 있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미곡종합처리장은 수확된 벼의 반입부터 선별, 계량, 검사, 건조, 저장, 도정과 쌀의 포장, 출하, 판매, 부산물 처리에 이르기까지 미곡의 전 과정을 처리하는 시설입니다.

작목반은 자체 미곡종합처리장이 만들어지면 봉하쌀을 수확하는 즉시 직접 도정, 포장해 판매할 구상이었습니다. 또 친환경쌀 체험관을 만들어 소비자들이 우리 쌀의 생육현장과 가공현장을 동시에 체험하고 구입하는 시스템을 갖출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김해시가 검찰의 노 대통령 소환조사를 빌미로 미곡종합처리장 건립사업 지원을 재검토하기로 하면서 착공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습니다.

쌀의 품질은 품종, 토질, 영농법에 따라서 달라지지만 수확 후 관리방식이 미치는 영향도 매우 큽니다. 밥맛이 가장 좋은 쌀의 수분함유량은 16%. 따라서 최상의 미질(美質)을 유지할 수 있는 건조, 포장, 보관(저온)이 가능한 시설을 마을에 갖추는 게 봉하 주민들의 숙원이었습니다. 지난해에는 다른 지역의 미곡종합처리장에 신세를 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황 반장은 농민도 살리고, 소비자도 살리는 친환경농법이 정착되기 위해선 농민 스스로의 힘으로는 부족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친환경농법이 기존 관행농법보다 자재와 일손이 더 들어가는데 여기에다 영세농가가 큰 돈을 주고 친환경농업 시설을 갖추거나 비싼 농기계를 사는 것은 힘들기 때문입니다. 중앙정부는 물론 대부분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농민들의 친환경농업 전환에 많은 지원과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다른 곳은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서 친환경농업 하라고 시설 지어주고, 농기계 사주고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습니다. 그렇게 해도 나중에 판로를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어요. 봉하는 대통령님이 계시니까 판매 걱정 없죠, 얼마나 좋은 환경입니까?

충남 문당, 전남 해남·보성, 경남 고성 등 친환경쌀 하는 곳에 견학가서 다 봤어요. 1kg당 4~5천원씩 받더라구요. 기능쌀이라고 ‘향기나는 쌀’은 1만원이에요. 우리는 지난해 3500원 받았습니다. 봉하쌀 맛이 얼마나 좋아요? 1kg에 5천원을 받으면 한 가마니에 40만원입니다. 그럼 농사지을 만하죠. 김해시는 이걸 알아야 합니다. 하루빨리 미곡종합처리장 건립 지원이 재개됐으면 좋겠어요."


황봉호 반장의 목소리가 다소 높아졌습니다. 올해 친환경쌀 농사에는 봉하마을 뿐 아니라 8개 마을 주민으로 참여가 확대되고 있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실제 79만2천m²(24만평) 중 봉하마을 주민 경작지는 48% 정도입니다. 나머지는 금봉, 용성, 용담, 본산, 신전, 주촌, 가산, 양지 등 인근 마을 주민들의 땅입니다. 봉하마을 오리농법의 성공을 보면서 많은 농민들이 동참하게 됐다고 합니다.
▲ 황봉호 봉하마을 작목반장

봉하마을 미곡종합처리장 꼭 필요한데...

봉하오리쌀 성공이 ‘농민 황봉호’에게 어떤 의미였냐고 묻자 그는 주저 없이 ‘자신감’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친환경농법 도입 후 마을 공동으로 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주민들의 단합, 단결이 더욱 잘 된다는 소감도 덧붙였습니다.

"타성이라고 할까, 그냥 관행에 젖어 가는데 새로운 것에 한번 도전해봤다는 게 큰 성과입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나이든 주민들이 겁을 많이 내더라구요. 그런데 해보니까 됩디다. ‘하면 된다!’‘해보니까 되더라!’ 자신감을 얻은 게 오리농법이 가져다준 가장 큰 소득이죠."

그는 봉하쌀의 맛이 유난히 좋다고 하자 몇 가지 비결이 있다고 귀띔합니다. 일단 봉하마을은 일모작만 합니다. 그리고 봉하 들녘이라 불릴 만큼 너른 지대여서 일조량이 풍부하답니다. 다른 지역보다 모내기를 늦게 해도 제때 가을걷이가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토질이 좋다고 합니다. 실제 이모작 지역에서 생산된 쌀과 비교하면 봉하쌀의 무게가 더 나간다고 합니다. 황 반장은 예전부터 상인들이 봉하쌀을 많이 선호했다고 자랑합니다. 그러나 진짜 비결은 ‘자연’에 있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봉하마을 친환경쌀은 화학비료를 전혀 쓰지 않아요. 대신 자연에서 채취해 우리가 직접 만든 천영양제를 씁니다. 질소질 비료를 많이 주면 쌀의 단백질 함량이 높아져요. 그러면 밥이 푸석푸석해지고 맛이 떨어져요. 고품질쌀의 단백질 함량 기준치를 6%로 보는데 그 아래면 어디 내놔도 밥맛은 손색없어요. 여태까지는 한 톨이라도 더 많이 빼먹으려고 했지만 이제는 맛있는 쌀을 생산하려고 하니까 자연히 좋아지는 겁니다."

하늘에 도와달라고 빌고 싶은 마음이다

▲ 봉하마을은 파종, 이앙, 방역도 친환경방식으로 바꿨습니다. 포트파종기를 이용해 점파 파종된 볍씨들이 못자리 모판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모습.
봉하쌀이 우수한 비결은 따로 없었습니다. 자연을 재료로 해서 자연 그대로의 방식으로 농민들이 성심껏 농사지어 얻은 맛,‘자연을 담은 맛’이었던 것입니다. 그는 친환경농사로 바꾸면서 힘들지 않느냐고 하자 오히려“자연의 먹을거리,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보람이 크다”고 말합니다.

"지난해는 날씨도 좋았고, 대통령님이 귀향해서 농민들과 농사를 짓는다고 하니까 여러 분들이 관심 갖고 도와주셔서 풍작을 이뤘습니다. 올해는 걱정도 됩니다. 농사는 풍수해 적고, 날씨 좋고 사람이 노력만 하면 잘 되는 것인데 비가 많이 온다든가 가뭄이 심하면 사람이 노력해도 안되는 게 있어서.. 하늘에 도와달라고 빌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는 지난해 자신의 논을 일구던 ‘오리농군’ 6마리를 집에서 기르고 있습니다. 직접 키우다 보니, 주인 목소리를 알아듣는 것 같기도 하고 잡아먹질 못하겠더랍니다. 그렇다고 굶기지는 못하겠고, 비싼 닭 사료를 사다가 먹이고 있답니다. 자연의 순리를 존중하는 그의 마음이 읽히는 듯합니다.

지난해 ‘봉하 명물’로 노 대통령만큼이나 유명세를 탄 ‘오리농군’들. 올해는 언제 볼 수 있을까. 5월 말부터 모심기에 들어가면 1주일 뒤 오리를 논에 풀어야 하니까, 오리 현지 적응을 위해 방사 2~3일 전 오리막사에 넣을 계획이랍니다. 6월 5일까지는 2009년 오리농군들이 봉하로 입성하게 될 것 같다는 게 황 반장의 설명입니다.

▲ 지난해 봉하 친환경쌀을 만들어낸 일등공신 오리농군들. 올해는 6월 초면 봉하 들녘을 누빌 ‘2009 오리농군’들이 마을로 들어옵니다.
지난해는 10평당 1마리를 넣었는데, 너무 일을 열심히 해서 올해는 13~15평당 1마리를 넣어도 끄떡없을 것으로 예상된답니다.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멀리 경기 용인에서 ‘오리농군’을 모셨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인근 창녕의 새끼오리 4,500마리가 봉하에 들어올 계획입니다.

친환경쌀 작목반은 쌀농사만 짓는 게 아닙니다. 작목반 덕분에 올 겨울부터는 봉하마을의 철새의 낙원으로 떠오를 듯합니다. 지난 겨울 생태보존과 경관을 좋게 하기 위해 봉하 들녘 논에 물을 넣었는데, 철새 수 천 마리가 금세 모여들어 장관을 이루었습니다.

"여기는 지대가 낮아서 퍼올리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물이 고입니다. 화포천에서 흘러오는 물을 마을 논에 넣었더니 철새들이 금방 모여들더라구요. 우리 어릴 때 그랬거든요. 온 논에 오리 등 새가 엄청나게 날라왔어요. 무논만 조성해 놓으면 겨울에도 틀림없이 철새들이 올 겁니다. 위치도 좋잖아요. 을숙도, 주남저수지 가는 철새들에게 딱 길목 아닙니까?"
▲ 황봉호 작목반장이 앞으로‘오리농법 달인’‘자연농법 달인’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황봉호 반장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가 ‘오리농법의 달인’‘자연농법의 달인’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올해 농사가 잘 되길 하늘에 빌고 싶다는 그의 간절한 바람을 보면서, 소비자들의 신뢰만 있으면 농민들이 농사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 하루빨리 이뤄지길 기대해봤습니다. 마지막으로 <사람사는세상, 봉하마을> 홈페이지를 찾는 회원들에게 인사를 부탁했습니다.

"봉하마을 친환경쌀 작목반원이 합심하여 안전한 먹을거리를 만들겠다고 여러분께 드린 약속을 분명히 지킬 것입니다. 가을에 고품질 쌀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우리 농민들을 믿고 봉하오리쌀, 봉하우렁이쌀 꼭 이용해주시길 바랍니다."

<이야기나눈 사람 : 과수원집딸>
<사진 찍은 사람 : 봉하찍사2>

*출처 - 사람사는 세상-http://www.knowhow.or.kr/bongha_news/view.php?pri_no=999795053&start=0&search_target=&search_w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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