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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그녀는 다모폐인

축지를 위하여

by 소금눈물 2011. 11. 13.

12/04/2003 03:19 pm공개조회수 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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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썩을 것들아 빨랑 한 병 내와~!! 나가 누구여~ 우포청 포교 마축지 아녀~!
너 포교 아냐? 이 육모 방맹이 안 보이냐? 한대 맞고 뒈지고 싶냐? 지랄이여 지랄이~!!


우쒸~!! 참말로 징헌 놈덜이시... 하루종일 발바닥에 땀이 나게 뛰다녀도 흔적도 읎어~! 참말로 열 포졸이 한 도둑 못 막는다고 허더니 딱 그짝이여~!! 염병헐~ 나도 모르겄다~ 종사관이 지랄을 허등가 말등가~ 나도 함 묵어나 보고 욕얼 먹든지 말든지 해야 쓰겄다~!

아~! 그려 나 마축지여~! 작년까지 나도 칠패 은저리서 남의 허릿춤이나 뒤지던 놈 맞어... 나 머리에 벙거지 앉았다고 나 속창시꺼정 포교라냐? 나도 안단 말이시~! 아직은 아녀~! 아직은 속창아리까장 포교는 아니지만 말이시~! 나도 꿈이 있었다고오~

마누래도 , 자석쌔끼도 없다고 괄시허냐? 나도 있었다구~! 나도 마누래도 있고...태 안에든 알토란 같은 자석새끼도 있었단 말이시~! 나 마축지여~!!

우리 마누라...불쌍한 우리 마누라....남들이 뭐라 혀도 말이시, 잔술이나 팔아먹던 들병이라도 말이시.... 나가 누구여...도망친 종넘 아니었냐? 아 종넘한티 들병이가 딱이지...나가 현감 딸을 델고 살겄냐? 대감 사우 노릇을 허겄냐.....나 같은 놈헌티는 그저 우리 마누래가 딱이여....


여보 마누라..핑생얼 나럴 따라 댕기느라고 명주 저고리 한번 못 입어보고, 햇버선 한 번 못 신어보고....굶기를 밥 먹듯이 허고 살드니... 그그러키 짚검불처럼 가뱌져서..어치게 갔덩가... 맨발에 짚새기를 신고 춰서 어치게 갔덩가....자네 손이 그리 차는디...바람이 불먼..누가 그 손얼 잡아주나..... 맨발로 가다가 시리먼....어뜬 놈이 녹여 주나...

젠장....핑생 살어도 그런 일이 없더니 나가 우리 다모 성님허고 비은복을 허고 나설 직에는 사립까지 따라나와 울어.울기를..... 손이로는 가라고 험서도 왜 눈물을 찍고 지랄이여 지랄이~~! 나가 그리 쉽게 죽을 중 알었냐? 죽기는 지가 죽었으먼서.... 왜 나가 가는디 지가 울어....

참말로....


당신..그리 갈 중 몰랐네.... 나가 포굔디....어치게 당신이 화적들헌티 그리 죽어~! 이게 뭔 지랄이여..옘병헐~! 너넌 좋겄다~! 거기 가서능 구신들헌티 그려라...나 서방이 포졸인디요~~ 나넌 화적들헌티 칼 맞아 죽었다요~! 뱃속이 두달 딘 아그도 품고 있는디요~! 나가 죽어부렀당게요~!!

아가~!!술 떨어졌다고 안 허냐~!! 귓구녕이 처먹혔나 드럽게도 말얼 안들어~!! 확~! 방맹이로 쳐버릴까부다.... 나가 우포청 포교 마축지란 말이시~!!!


하이고~! 독한 인연이로세~! 당신..나 만나 포도시 허리 피고 사는 줄 알었제? 나도 그렸네.....사람들 피해서 도망다니는 거 징글징글혔네. 첨으로 조갑지만헌 주막을 채리고...나넌 잠얼 못 잤네.... 생각하믄 자네도 그려...밤새도록 뒤척이먼서..술 한말 팔고~! 두 말 팔고~! 이문이 얼마나 남나....허허~!! 밤새도록...술도 못 거른 것들이 독장사 구구셈만 혔단 말이시~!!



마누라...

우리 아그.....지금은 얼마나 컸나?.....인자는....당신...아그 어맨가? 나도 모르게 우리 아그 딜고...나 보러 올 때 있나?....
징글징글헌 여편네....가더니..한번 비지도 않어.~ 나가 당신헌티 헌 거는 읎어도 말이시~! 나가 말 뽄새는 곱상허질 못혀도 맘은 안 그런디....안 그렸는디.....함도 오지를 않어...


무심헌 거..... 징한 거......
나 두고 갈 적이 그리 쉽게 일나지더냐? 좋더냐? 나 홀애비로 만들어 뿐지고~! 너 혼차 갈적이, 좋더냐~!!! 오메....땁땁한 거....

그려도....혼차는 아니겄다. 우리 다모 성님도 있고....머 베랑 도움은 안뎌도.....종사관 나리도 있고.....항꾼에 지나다 보먼....혼차보단 낫지..외롭지는 안허겄다.....

다행이다...참..다행이다

나넌....너한티 해 주고 자픈게 왜 읎었나 몰라.... 왜 암 것도 못 혀주고 그리 보냈으까나....

인차는..난희아씨 저고리도 보이고... 백부장 마누래 손가락이 찐 백동구리 가락지도 보이넌디....왜 난 암 것도 생각얼 못혔나 몰라...

타박녀....우리 마누래...우리 아그 엄니....


자네가 가꾸던 푸성귀 밭이 도로 묵정밭이 되야 뿌럿네. 자네가 갈던 상추, 무.....난 하나또 못 따고 서리를 맞었네.
당신 없는디. 나 혼자 먹고 살자고...당신이 뿌리고 가꾼 그 밭.....나넌 못 들어가겄데....차마..고랑이 안 비여서 나넌 못 들어가겄데....


언젠가는 나도 해 볼라네.
나도 깨도 심고 배추도 심고~! 혼차 간 자네 미워서라도 보란듯이 배 띵띵허게 잘 갈어먹을라네~!!

아하~!! 달이 뜨는 구나...달이구나...

우라질.....달이 저릏게 서릿발 처럼 밝으문.....집구석이 들어가기가 싫어.....불을 안 써도 방 안이 훤혀.....돌아눠도 방 안이 워치게 그리 휑헌가~!!

징그런 놈의 여편네~!!


나가 나중이 가서 당신 가만 안 둘텨~!! 방맹이로 종아리를 부실 참여~!! 서방 버리고 가먼~! 좋냐?? 자석 새끼까지 끌구 가니께 좋냐~!!


마누라....타박녀야.....우리 아그 엄니야.....




아이씨~~~~.....




누가 운다고 혀~! 나 모르냐? 너 나모르냐~! 나 우포청 포교 마축지랑게~!!


집이 가자...마가야....오늘도 달이 뜬다...달이 중천을 넘어간다...가야지..집이는 가야지....

염병헐 ~ 마누라야 꿈이 오든지 말든지~!!끙~!! 가야지...

가긴 가야지..


.....



.....


후제.....후제 .....너 보먼.....너...나...잊어먹으먼 어쩔라고....함도 안 오냐.....나 잊어먹으먼.....우리 아그는 애비를 워디서 찾으라고...함도 안 오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