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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스러운 가족- 램브란트

by 소금눈물 2011.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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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화가 램브란트라고 그랬다.
맞는 말이다.
특별히 치장도 없는 조용하고 소박한 농가의 밤이다.
늙은 할머니와 젊은 어머니가 요람에 누운 아이를 뉘어놓고 평화롭다.
어머니가 책을 읽으면 할머니는 가만히 그 소리를 들으며 아이의 얼굴을 고즈넉히 바라보고 있다.
중앙에 위치한 어머니의 책 위로 눈부신 빛이 모아지고 자연스런 시선은 헐머니와 어머니의 책으로 끌린다.
그 빛의 보살핌을 받는 것처럼 아기는 평화롭게 잠이 들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이상한 일이다.
빛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그 따뜻하고 고요한 행복이 좋아서 관람자들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지만 광원도 없는 이 평화로운 불빛은 어디에서 불러진 걸까?
불빛이 어머니의 얼굴에 가려진 쪽이라면 펼친 책의 윗면은 어두워야 하는데 오히려 반대다.
의도적으로 시선을 모으기 위해 빛을 꾸민 것이다. 그런데도 이 조작이 더없이 어울리고 아름답다.

가난하고 소박한 저녁의 행복....성스러운 가족이다.
세상의 부풀고 화려한 노랫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낮게 흐르는 어머니의 책 읽는 소리는 그 음악들보다 훨씬 더 아름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