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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밑줄긋기

내 머리로 생각하는 역사 이야기

by 소금눈물 2011. 11. 7.

09/03/2009 08:17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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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현명한 위정자는 백성의 마음에 따라 다스리고, 차선의 위정자는 이익을 미끼로 이끌며, 그 다음의 위정자는 도덕으로 백성을 설교하고, 또 그 다음의 위정자는 형벌로 백성을 길들이며, 최하의 위정자는 백성과 다툰다.

(사마천)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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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들이 자진해서 권력을 내놓는 일은 없으며, 민중의 힘이 독재자의 폭력을 능가할 때라야 마지못해 부분적인 양보나마 하게 된다. 만일 그러한 양보마저 거부할 경우 독재권력은 필연적으로 폭력을 동반한 민중의 힘에 무너진다.

p.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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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는 과거의 모든 사실을 상대할 수 없으며 사실에 관한 기록을 다 모은다고 해서 역사가 되는 것도 아니다. 역사가는 과거의 무수한 사실 가운데서 의미있는 것만을 선택하여 역사를 서술한다.

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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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대의 영광과 오욕, 역사의 진보와 반동 등을 두드러진 역할을 했던 개인의 사상과 의지와 행동의 소산으로 이해하는, 다시 말해 천재나 권력자나 영웅이 역사를 창조한다는 견해는 역사 지식이 결여된 어린아이들에게나 알맞은 순진하고 원시적인 역사관이다. 우리는 어떤 개인에게 그 책임을 묻거나 영광을 돌릴 수 없는 중대한 역사적 사건의 사례를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예컨대 두 차례의 세계대전이나 1930년대 세계 대공황을 어떤 개인의 책임으로 돌린다면 그가 누구이든 매우 억울하게 생각할 것이다. 스파르타쿠스가 아니었으면 로마의 노예반란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든지, 영국의 산업혁명이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 덕분이라고 한다면 그 또한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p.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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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를 믿는 것은 역사가 어떤 분명한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고 믿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당면한 과제를 인식하고 불합리한 사사오가 제도를 고쳐 나가는 인간의 가능성을 믿는 것을 의미한다. 숱한 우여곡절을 겪겠지만 인류가 오늘날의 모든 문제, 예컨대 산업국가들이 저지른 환경파괴와 핵무기의 위협, 자본가 계급과 노동자 계급 사이에서 2백 년이 넘게 이어져 온 계급 투쟁, 선진 산업국과 미개발국 사이의 불평등과 대립, 특히 저개발 국가의 국민들을 괴롭히고 있는 빈곤과 정치적 독재, 사회주의 체제가 붕괴한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 민족분규와 종교분쟁 등의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믿는 것은 바로 이런 관점에서이다. 인류는 이런 문제들과 싸워 나가는 과정에서 더 높은 가치관과 이념을 발전시킬 것이고 그에 따라 사회를 재조직할 것이다.

p.279




유시민 <푸른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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