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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카즈베기 아나누리 성채와 츠민다 사메바 대성당

by 소금눈물 2019. 7. 17.


제4일 6월 30일






카즈베기에서 아나누리까지는 두 시간 정도를 버스로 달렸습니다.













두 시간을 달려도 창밖은 같은 풍경.

절로 마음이 고요하고 깨끗해질 것 같은 산속 풍경입니다.




간혹 스쳐가는 마을도 고요하고 아름답습니다.





그런 길 끝에 만난 아나누리 성채.


13세기부터 이 자방을 통치하던  아라그비 백작의 성으로써 두 개의 성과 하나의 교회가 연결되어 있으며 건물 전체를 성벽이 에워싸고 있습니다.




방어목적의 성이었던 아나누리는 진발리호수를 끼고 있어 정말로 아름다웠어요.






성당 파사드에 부조된 십자가를 이루는 조각은 조지아의 전통문양으로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하늘로 올리는 기도문을 뜻한다고 하네요.










이 성을 두고 다투었던 아라그비 백작 가문과 샴스세공작가문의 피가 묻은 성채에 꽃은 무심히 피어있습니다.

역사 속으로 흘러간 전설은 무심한 여행객들에게는 그저 조용하고 소박한 아름다운 호숫가의 성채로만 기억될 뿐이죠.


물론 이 추억조차 덧없이 스쳐가겠지만.




십자가와 포도나무.


-예수님은 생명의 참 포도나무. 아버지는 포도원 농부시리니-

주일학교때 배웠던 찬송이 절로 흘러나옵니다.


아름다운 진발리호숫가를 떠나 수도 티빌리시로 들어옵니다.




츠민다 사메바 대성당입니다.

전체 높이 105.5m의 이 아름다운 대성당은 삼위일체 대성당이라고도 하며 조지아 국내는 물론 국외 동포까지 온 마음을 모아 건축한 성당이랍니다.

1989년 착공하여 2004년에 완공된 이 새 교회는 조지아의 가장 큰 교회이면서 새로운 조지아의 영적 부활을  기치로 전 국민의 성금으로 이룩하여 예배를 드리는 본당 뿐 아니라 대주교의 저택, 신학원, 독립된 종탑과 수련원, 교회묘지 등 여러 부속건물이 있고 매우 아름다운 너른 광장처럼 보이는 진입로 양편으로 12사도를 뜻하는 십자가의 열주들이 각기 다른 십자가의 형태로 세워져 있습니다.




조지아 정교교회의 모습은 조지아 전통양식이라 하지만  비잔틴 양식의 느낌이 강하게 나요.

돌은 시온산과 요단강에서 채취하였고 성 조지의 무덤과 예루살렘에서 가져온 흙으로 지었다네요.

아름다운 아이보리색 대리석 건물들이 지금까지 보았던 소박한 성소들과는 좀 다르지만, 새로 출발하는 신생독립국 조지아의 젊음과 염원처럼  느껴졌어요.




독일에서 지어줬다고 하던가?





고딕양식처럼 내부의 기둥은 높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위압적이지만은 않습니다.




대천사장 가브리엘이군요.






아직도 이 곳 저 곳 단장중인 본당 내부.

아름답지요?



자신들이 특히 사랑하고 의지하는 예수와 성인의 이콘 앞에서 이마를 대고 기도하는 조지아 사람들.

경건하고 신심깊은 모습이라 사진을 찍는 스스로가 참..... ㅜㅜ





이콘이나 다른 작업을 위해 준비하는 공간이었나봐요.




악마를 물리치는 성 조지.

조지아는 성 조지의 나라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제는 이곳이 조지아 정교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네요.


츠민다 사메바를 나와 저녁을 먹으러 갑니다.

아, 이날 이 식당에서 감동을 만났습니다.




한식당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하고 있던 소녀.

한국말을 능숙하게 잘 해서 일행들이 기특하고 고맙다고 팁을 모아 주었습니다.


고맙다고 답례로 노래를 불러드리마 하더니, 트와이스의 노래를  춤과 함께 불러주네요.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고 신이 난 소녀, 그럼 한곡 더!  하길래

혹시 BTS 노래 알아요? 했더니, 알아요!! BTS 제일 좋아해요!!

그럼 페이크 러브도 할 줄 알아요?

그럼요!!

하더니 열심히 춤과 함께 노래를 불러주었습니다.


와우... 말문이 막혔습니다.


-Are you Army?

-Yeeeeees!!!!!!!!!


뭐라고 말할 수 없이 감동과 이 뭐랄까...

입을 다물지 못하고 바라보는데 다가와서, 허그해도 될까요?

- 물론!! 기꺼이!!

덥석 안은 얼굴이 눈물이 글썽, 그러더니 꼬깃꼬깃 구겨진 BTS 포토카드 두 장을 꺼내 선물로 주었어요. 얼떨결에 받았는데 나는 가진 것이 없..... 어찌나 미안하던지. 뭐라도 좀 가져갈걸. 미주나 서유럽, 동유럽도 아닌 그 코카서스 산 지방 식당에서 아미를 만날 줄이야!


여행을 다니면서 kpop, 특히 BTS를 좋아한다는 외국인들을 심심찮게 만났고 BTS때문에 요즘 외국에서 일하면서 너무 신난다던 가이드들을 보았지만 우리와 아직은 먼, 이 깊은 나라에서  BTS의 노래를 선물로 받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어요.


지금 내 지갑에는 소녀가 주었던 포토카드 두 장이 고이 들어있습니다.

다른 지역처럼 BTS를 만날 기회가...아마도 정말로 힘들 이 소녀에게 이것은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을까요.

처음 만난 한국여행자, K-army에게  아낌없이 내어준 그 마음, 너무나 커다란 선물이었습니다.


조지아의 모든 곳, 모든 것이 아름다웠는데, 그들의 마음도 그들의 산처럼 아름답고 따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