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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함께 가는 세상

2014.05.05 봉하나들이 1

by 소금눈물 2014. 5. 7.

 

 

시절이 하수상하니 더 생각난다고 벌써부터 아랫마을 가 보자는 조카 단지우유.

그런데 일찌감치부터 기차는 매진. ㅜㅜ

엄청 훌륭한 친구를 둔 덕분에 셋이서 연휴 나들이 삼아 다녀왔습니다.

요기는 금강휴게소.

 

 

들머리부터 자백합니다.

사진기 안 가져갔습니다.(!)

안 그래도 발꼬락으로 찍는 사람, 이번 사진은 특히 구려요. 되게 구려요. 막 구려요 ㅠㅠ

알아서 봐주세요 ㅠㅠ

이런 사람도 사진 올리는구나 생각해주시믄서 ㅠㅠ

 

 

 

김천 어디서 네비언니랑 싸우다 이상한 골목으로 나가서 또 헐레벌떡 돌아나오고.

대형 교통사고를 만나 (우리 말고 죠기 앞에) 또 한참 세월아네월아 하고 ㅠㅠ

 

파란만장하게 드디어 들어선 본산리.

노랑개비를 만나면서 봉하구나! 감격합니다.

 

 

 

으하하.. 사진 정말 훌륭하네요.

누가 찍었대 증말 -_-;

 

들판 너머 길게 늘어선 자동차 행렬을 보고 또 울컥...ㅜㅜ

이 황금연휴에 찾아오신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해요.

 

 

묘역에 인사부터 드리고.

엄청 반가운 분을 만나 이러저런 얘기도 듣고. (아 입 근질근질;;; 그러놔!!! 국정원애들이 쫓아올까봐 그건 말 못하고 ㅠㅠ)

 

 

 

오마나 이게 웬열!!

연지가 오또케 이렇게 되었대요?

봉하를 찾는 큰 기쁨 중 하나였던 그 예쁜 연지.ㅠㅠ

 

 

 

알고보니 봉하는 대대적으로 새 단장 중이었네요.

조감도(이따우로 찍어놓코!!!)를 보니 연지도 이렇게 바뀌나봐요.

내년에 가면 아주 많이 달라져있을 것 같아요.

더 예뻐지고 더 좋아지겠지만 어쩐지 마음 한 곳이 허우룩해집니다.

그분과 사사세 우리들의 추억이 참 많은 곳이었는데 말이지요.

 

 

 

 

 

아하하 여러분. 이게 꽃입니다.

무려 생화입니다.

믿으세요! 안 믿겨져도 믿으세요!

이 망할넘의 핸펀 ㅠㅠㅠ

 

 

 

 

대통령님 나오세요!!

 

마음 속으로 손나팔을 하고 불러봅니다.

여기 와 계시지요?

언제나 이 작은 마을, 들판, 구석구석 살피며 돌아보시고 계시지요?

노랑나비처럼 팔랑팔랑 돌아다니는 아이들 어깨도 어루만져주시고, 먼데서 와서 고개를 떨어뜨리고 있는 사람들 빙긋 웃으며 지나쳐도 주시지요?

 

계절은 그대로인데, 시간은 흘러 다시 오월이 되었는데 세상은 너무나 슬프고 괴로운 일들만 있네요.

다 피지도 못한 어린 꽃들이 바다 위로 떠내려갔습니다.

 

아내를 잃은 남편을 부르는 말도 신은 만들어주셨고,

남편을 잃은 아내를 부르는 말도 신은 또 만들어주셨고,

부모를 잃은 자식을 달래는 말도 신은 만들어주셨다지만

자식을 잃은 부모를 부르는 말은, 그 마음을 이름지을 말은 도저히 찾을 수 없어 짓지 못했다지요.

 

우리가 가진 말이 얼마나 가난한지, 우리가 이해하고 짐작한다는 경계가 얼마나 얄팍한 것인지를 이 시간 내내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봉하를 찾은 많은 분들이 그런 마음을 가지고 오셨을 거예요.

나누어주시는 노란 리본을 받아 가슴에 달면서 다시 또 눈앞이 흐려집니다.

 

 

이팝나문지 아까시나문지, 아니면 그냥 흰 목화솜을 문지른 것인지.

이걸 사진이라고 진짜 -_-;;

 

 

날은 참 좋네요.

무심하도록 좋은 계절입니다.

 

 

 

 

다시 왔습니다.

그동안 평안하셨는지요.

 

저희들은 잘...지내지 못했습니다.

부끄럽고 마음 아픈 일만 자꾸자꾸 일어납니다.

우리 힘이 부족한 건가, 마음이 아직도 간절하지 못해서 뜻이 닿지 못하는 건가...

답답하고 슬픕니다.

죄송합니다.

 

 

 

국격이라는 말을 요즘 새삼스레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당분간은 해외 나가고 싶지 않아요.

너무나 부끄럽고 참담합니다.

 

 

 

그런 시간이 있었지요.

아득해서, 그런 시절이 있었나 오히려 거짓말만 같은 시간들이 되어버리네요.

 

 

이번 나들이는 화포천 둘러보기였습니다.

몇 번을 왔어도 어떻게 화포천을 못 가보았던 단지우유 소원이었거든요.

 

으휴... 정말 사진기를 챙겨올 걸.

 

다음 사진들도 여전히 별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여기서 고만~* 도저히 더 못 봐주겠다 싶은 분들은 여기서 닫아주셔도 괜찮아요.

엉엉엉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