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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소금눈물의 그림편지

폭풍우 - 코코슈카

by 소금눈물 2011. 11. 3.

 

 

 

 


격정적인 붓터치로 휘몰아친 장면이다.
사랑이 끝난 후, 여자는 고요하고 다소곳하게 잠들었지만 남자의 눈은 부릅떠 있다. 이 뜨거운 사랑의 종말을 알고 있다는 듯이, 그러나 절대로 놓칠 수 없다는 듯이.
그림 속의 남자는 스물일곱의 불같은 청년 코코슈카였고 여자는 그보다 일곱 살이 위인, 작곡가 구스타프 말러의 미망인 알마였다.
그들의 격정적인 사랑은 그러나 죽은 남편 말러의 독점욕과 질투를 내내 고통스러워했던 알마가, 코코슈카의 열정을 통해 남편을 보았기 때문에 구혼을 거절하면서 끝난다.
그러나 평생 코코슈카는 알마를 잊지 않았고 알마의 70회 생일에 코코슈카는 그녀에게 보낸 편지 서두에 이렇게 적는다.

-사랑하는 나의 알마! 당신은 아직도 나의 길들지 않은 야생동물이오. 당신의 생일을 준비하는 친구들에게 덧없는 달력의 시간 속에 당신을 묶어 놓지 말라고 하시오.


사랑이,
몸이 떠나면서 함께 접혀진다면 외로움이 없을까.
같이 한 세월이 끝났다 해서 마음도 접혀질까.

폭풍우의 한 중간에서 태웠던 열정, 그 열정은 그녀가 지상에서 마지막 숨을 몰아쉬는 순간까지
한 남자를 살게 했고, 외롭게 했고.... 견디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