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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낡은 서고

캔디캔디

by 소금눈물 2011. 11. 24.

 

02/08/2006 03:11 pm공개조회수 3 15




내 나이 근처의 여자들이라면 그 소녀기의 추억중에서 공통분모중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을 것이 바로 이 캔디일거야.

이후에도 "유행"을 만들고 떠나간 것들이 수다하지만 이처럼 강력하게 우리를 사로잡았던 것은 없어.

이상하게도 말야, 어릴때 보면서 감동을 받거나 유독 기억에 박혀 있는 장면에서 똑같이 지금도 발이 멈춰지더라니까.

아, 성 바오로 학원의 날들. 너무나 멋진 테리. ~ 테리와의 키스는 지금도 두근두근 해

스테아, 정말 멋지지 않어? 스테아 같은 남자가 너무 좋더라.

여기 나오는 남자애들은 다 멋있어. 아치는 어떻구. 사랑을 한발 물러서서 바라보면서 지켜봐주는 스테아도 멋지지만 적극적으로 자기 사랑을 고백할 줄 아는 아치도 멋있지.

나는 단연 알버트씨!
가슴 아프고 정말 정말 슬픈 것은 테리와의 사랑이지만, 어른이 되어서 생각해보면 알버트씨야말로 정말 멋진 남자였어.
그 사람이 어떤 일을 당하거나 어떤 환경에 처하거나 혹은 누구를 사랑하고 이별을 하던간에 그 자체를 부정하거나 애써 자신의 시각대로 바꾸려고 하지 않잖아.
충분히 노력하면서 살게 지켜봐주고, 사랑을 다해서 사랑하게 봐주고 심지어는 이별조차 충실하게 견뎌낼 수 있도록 감싸주지.
거의 성인의 경지지만 말야.

캐릭터 하나하나가 다 그렇게 생동감있고 매력적이었어 생각해보면.
단연 살아있는 것은 캔디지만, 다른 주인공들도 그래.
편견이나 위치를 이용하지 않고 대상을 있는 그대로 성숙하게 바라보면서 사랑하는 거. 그렇게 삶을 안고 사랑하는 거. 지금 내 나이가 되어서도 정말 어렵고도 존경할만한 자세들이야.

어디가 제일 감동적이었어?

성 바오로 학원에서 테리가 등장하는 장면. 아아 멋져 테리~

레이크우드의 언덕에서 아치가 스테아를 추억하면서 백파이프를 부는 장면.
아 왜 이렇게 슬프니..

눈물 나 정말...

안소니는 생각보다 좀 짧았지? 아련한 추억이지만 그게 열렬한 사랑이었다고는 ... 아름다운 첫사랑이었으니까.

나는 스테아의 죽음.
생각해보면 그때도 제일 많이 울은 게 그 장면이었는데 어제도 그 장면에서 그렇게 눈물나더라니까. 테리하고 헤어질때보다...

이라이자는 에니메이션보다는 캐릭터가 좀 약하더군.

유일한 악역이었으니까 그게 그렇게 기억하는 거지.
이라이자는 또 언제나 캔디 가는 곳에 있잖아 ㅎㅎ
다른 주인공들은 한동안 떨어지기도 하고 그러는데, 캔디 있는 곳에 거의 항상 같이 나오는게 이라이자야.

아, 하하~

감동적이야.
삼십년 전에 나온 만화가 아직도 똑같이 그 생명력으로 우리를 사로잡는다는 거.

지금 생각해도 저처럼 씩씩하게 자기 인생의 키를 잡고 살아가는 캐릭터가 드물다 싶게 캔디의 힘은 막강하고 아름답지. 하긴, 지금도 가난하고 착한 여자아이가 당당하게 자기 삶을 개척해가는 전형으로 캔디는 아이콘화되었지 않어?

또 며칠 몸살을 앓을 것 같네.


-
내가 참 좋아하면서도 슬픈 저 장면.
스테아의 장례식에 참례도 못한 캔디를 달래주는 알버트....
사랑하는 이들이 모두 떠나갔어도, 그들이 함께 있어주었던 순간들을 감사해하면서 추억할 수 있는 캔디.
그런 캔디의 곁에서 언제나 따뜻하게 위로해주면서 사랑을 키워가는 알버트..



원작 이가라시 유미코
각본 미즈키 교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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