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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그녀는 다모폐인

그냥 해 보는 생각.........

by 소금눈물 2011. 11. 16.

10/11/2005 05:26 pm공개조회수 1 2




가끔...우리 나으리의 옷들은 누가 지어드렸을까나..하는 생각을 해보곤 했지요.
산사로 들어간 후에는 옥이가 자라면서 시중을 들어드렸겠지요?
(빨래는 나으리가 ... -_-;;;)
포청으로 오고 나서는, 그 곱던 보랏빛의 저고리와 검정색 대창의를 누가 지어드린 걸까 생각했다오.
또 때마다 흰 저고리 동정이랑 버선코는 누가 지어드렸을까...

난희아씨가 지은 도포를 매몰차게 거절했을 때를 보면 아씨는 아마... 나름으로는 몇 번이나 지으셨을지 몰라도 전해드리기는 그게 처음이었을 거요.

혼기를 넘기고 있는 총각 종사관님의 옷....

옥이의 방에는 놓다만 비단 모란꽃 수틀이 있었지요.
옥이의 입성을 보아서는 그 아이의 처지나 일상이 비단옷을 입을 수가 없었을테고... 아마도 사건수사 뿐 아니라 허드렛일도 해야했던 다모의 위치에서..아니 다모의 일로서가 아니라 당연히 나으리의 지근거리에서 돌봐드릴 사람은 옥이뿐이었을 거요.
칼을 잡던 손을 잠시 놓고, 나으리의 옷을 짓고 동정을 매듭지은 무명실을 이로 끊으면서 우리 옥이는 어떤 생각을 했었을까요.
옥이가 밤새 지은 저고리를 입으시면서 그 옷에 배인 옥이의 살냄새를 나으리도 아셨겠지요.
칼을 가지고서야 그 핑계로 함께 있을 수 있던 두 사람이었지만... 포청의 수많은 밤들은 사실 그런 애틋함들이었을 거요.
나으리의 뒷모습을 보면서, 밤새 옷을 지으면서 쌓았던 마음 속의 이야기를..옥이는 스르르 혼자 풀면서 미소를 지었겠지요...
(아마도, 아씨의 도포를 입은 나으리를 보면 옥이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허나...나으리는 또 마음이 그렇게 쉽지많은 않으셨지요.
당신은 그 아이가 지어드린 (아마도..) 비단옷을 입고 사셨지만 옥이의 물간 무명저고리, 낡은 짚신에 그토록 가슴 아파하셨지요.
아마도.. 그 아픈 마음이 "너에게 해 준 것이 아무도 없다.."는 가슴아픈 회한으로 나왔을 거요.



문득... 그래도 옥이가 부럽소.

말을 하지 않아도 그렇게 주고 받던 그 지극한 사랑을, 그 눈물겨운 정을 정말 두 사람은 서로가 아니라면 어디에서 얻으려고 그렇게 살았던 걸까요.

사모관대 쓰고 육례를 올리지는 않았지만 이미 그 이상으로 가시버시였던 두 사람.

쓸쓸하고 애틋한 가을날이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