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노니...
우리가 맺고 걸어온 한 시절이
꿈만 같아서..
깨고 나면 혼곤히 흔들려버릴 물거울 같아서
나는 지금도 눈을 뜨지 못하겠나보다
달무리 무겁던 그 밤..
네게 보인 내 심장의 핏물들..
다시 꺼내어 들여다보며 너는 어쩌자고 그런 설움으로 앉아 있고
나는 이 문을 닫아 걸어야만 한다
나를 베어내고 떠났던 그 밤에서
내 한시절은 비로소 끝났더니라
이후의 삶은 살아도 산 것이 아니었더니라
나를 위해 사노라는,
나를 위해 네가 있노라는..
그 날들의 속삭임이 네 일그러진 얼굴을 잊게 했었다
그 이후의 밤은 내게는 없었더니라
어쩌자고 너는 떠나서도 거기에 닻을 내리지 못하고
다시 빈 배로 내게 와 흔들리느냐
버리고 간 세월들을, 어찌 되짚어 걸어와
그처럼 텅 비어버린 얼굴로 다시 내 가슴을 찌르느냐..
그가 아니었더냐
그 인연도 네게는 아니었더냐
그리하면.
나도 그도 아니라면
어떤 나무에 너를 기대고 꽃을 피우려 했던 것이냐
네가 흔들어버린 사람들은, 그 모진 인연들은 어찌하고
정작 너는 그렇게 하얗게 바랜 얼굴로 내게 온 것이냐
내게...
다시 다칠 심장이 있더냐..
말해보라..
네가 보고 싶은, 펄떡이는 그 심장이 남아있더냐
이미 지난 날들을 나도 잊고 너도 잊었다 하자
그 웃음들, 눈물들, 부딪고 어우러지며 나눈 꽃잎의 기억들
이제 다 잊고 아니라 하자
나는....
이제 너의 이름을 모른다..
너는...
한성 좌포청 다모..
나는...너의 이름도, 눈물도...
아무것도 모르는...
허깨비 같은 종사관, 모진 인연에 기억을 잃은 한 사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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