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대의 아픈 눈이 이 년의 무성하고 서러운 잎새를 지나 드리운 그림자를 보신다면
그대의 젖은 눈이 내가 지나온 창공의 구름을 보고 한숨짓는다면
그대의 따뜻한 눈이 내 안의 상처 어루만져 새살을 키우시나 다시 그대로 인해 맺히는 핏멍울
그대의 사랑이 내 안에 매화꽃잎으로 떨어져 한없이 고적했던 이 생애 꽃물 들이시니
그대의 가장 높은 가지에 걸린 푸른 하늘 이년의 잎새가 가릴 수 없고
그대의 낮은 몸피아래 소리없이 젖은 땅들, 나는 그대가 주신 꽃잎으로 감싸주리
안으로 맺혀 터지는 이 사랑을 잊으소서 그대를 울게 만들 이 서러움을 잊으소서
내 안의 가장 아픈 그대, 내 안의 가장 외로운 그대 내게 깃들라 이 쓸쓸한 생애 그대의 손길로만 치유해다오
님이여 차마 부를 수 없는 아픔의 사람. 한살이 내내 보잘것 없는 이년의 그림자를 오롯이 받아, 절룩이는 아픈 발로 걸어간 그대
가지를 흔들던 거친 바람의 나날, 돌아보면 그대 여린 가지가 나를 안아 내가 살았거니, 그대의 손길에 젖어 나 걸었거니
어찌 이것의 눈물을 보셨는가, 어찌 이것의 비천한 사랑을 보아 차마 일어서지 못하고 나보다 더 먼저 걸어가 아파하는가
차마 말하지 말라 내 사람아. 그대가 입술에 올리는 젖은 말씀, 감당키 어려워라 그 아픔에 내가 먼저 흔들려 울가 두렵노니. 그대의 사랑보다 내 사랑이 더 아플가 두렵노니
무섭고 서럽던 여름지나 가을 지나 우리의 가장 첫 몸, 맨 나중에 가진 그 마음으로만 그대 나를 보소서. 가장 나중 지니인 것, 한개의 몸뚱이로만 그대를 받을지니, 서로가 가진 잎새도 열매도 없이 한 그루 빈 몸뚱이 나무로만 남아 온전히 그대 앞에서 이 맑은 마음 드리오니
그대에게 바친 마음으로 아픈 발걸음 걸어간 생애, 발자욱 뗄 떼마다 아프게 고이던 핏물. 그대가 있어 그대를 보며 나 살았거니 지상의 맨 끝으로 모두 걸어가면 그 맨 마지막에 그대가 있어 나를 보네 한없이 따뜻한 그 미소로 나를 보네
깃들이소서 비로소 내 사람아 더이상 아프지 않은 몸으로 그대에게 젖어. 대지의 맨 끝까지 소리없이 뿌리 내려 그대 나에게 깃들고 나의 고단한 어깨 그대 받으소서. 한 나무의 한 가지로, 나뉘는 하늘 없이 한쪽만 보게 하소서
내 안으로 들어오라 내 사람아. 비로소 한 몸이 되어, 비로소 한 마음이 되어, 우리의 아픈 날들 한자락 꿈이었음을 알게 하라. 그대의 잎새 내 가지에 피어, 그대의 꽃잎 내 가지에 열매 맺어 우리 비로소 하나의 목소리로 우리 비로소 하나의 눈길로 묶일지니
-나무와 나무여서 외롭던 사람들
잎새와 잎새들이어서 흩어진 사랑들
한 몸 다시 받아
다시는 헤어지지 말고
다시는 아프지 말고
꿈도 없을 먼 길 둘이서만 가소서, 한 몸으로 가소서
'그룹명 > 그녀는 다모폐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쩌다 제게 오셨나요 (0) | 2011.11.16 |
---|---|
그리운 사람들.. (0) | 2011.11.16 |
빗소리...수련장의 빗소리... (0) | 2011.11.16 |
윤에게... (0) | 2011.11.16 |
아프냐.... (0) | 2011.1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