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여행

2018 타이베이여행 2- 첫날 신베이터우 헤매다니기.

소금눈물 2018. 2. 23. 09:31

 

 

신베이터우는 조금 더 소박하고 아기자기한 일본의 온천마을 같은 분위기가 납니다.

일제시대에 개발된 온천의 문화가 느껴지고 곳곳에 우리 정서와는 좀 낯선 키치적인 간판들이 보여요.

 

타이완은 이래요.

보기에 반듯하고 화려하고 새 건물이 많은 우리나라와 달리, 울퉁불퉁하고 구불구불하고 낡고 녹슨 골목과 그 골목에 소박하게 깃든 집들, 그 집에 사는 다정하고 친절한 사람들.

 

타이완에 한번 와 보고 정이 들어 거듭거듭 찾아 오게 되는 이유가 바로 이런 거에요.

 

 

그래도 거리를 걷다가 우뚝 마주치는 내 나라 사람의 얼굴에 반가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겠지요 ^^

 

 

 

 

정감이 드는 우체통들.

타이완의 또 다른 상징입니다.

 

 

 

 

저무는 신베이터우의 저녁.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베이터우 시립도서관은 아쉽게도 춘절연휴 휴관입니다.

 

 

젊은 엄마아빠를 따라 나온 아이의 웃음소리가 까르르 울리네요.

 

 

 

'유명한' 곳 답지 않게 이따금 새소리가 들리는  조용하고 고즈넉한 곳입니다.

도서관이 문을 닫아서인지 분수대 앞에서는 오래 책을 읽고 있던 아저씨 한 사람 뿐. 이리저리  기웃대는 외국인의 마음도 차분히 가라앉혀주는 조용하고 다정한  곳이네요.

 

문이 열린 도서관을 보는 것도 즐거웠겠지만, 이렇게 고즈넉한 목조 도서관을 보는 것도 참 좋습니다.

 

 

도서관을 올려다보며 감싸고 도는 산책길.

 

 

 

어머나 깜짝!

새로 지은 말끔한 맨션을 보는 게 낯섭니다. ㅎㅎ;

 

 

 

지열곡가는 길.

신베이터우는 라듐온천이라네요.

 

 

차가 다니는 도로 옆으로 이렇게 온천이 흐르는 냇가를 둘러 산책로가 예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걷기에는 참 좋은데 꼬리꼬리한 냄새가... ^^;

 

 

 

우리나라 같으면 같은 동 아파트라면 외관이 거의 똑같을 텐데, 집집마다  다른 베란다, 다른 장식들.

면적이 그다지 넓어보이지 않은 소박한 서민아아파트처럼 보이지만 대만의 집값도 어마무시하다니 생각보다 가격이 소박하진 않겠지요.

집집마다 다른 창과 베란다 모양을 보며 저기에는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살까, 이야기가 많인 집들같아요.

 

이방인의 눈에 좋은 정겨움이겠지만 , 평범한 서민들이 내 집 한 채를 갖기 위해  시난고난 거의 평생을 매달리고, 집을 사면 또 집값에 휘둘리며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는 우리 처지에서 '집'이란 단지 주거공간의 의미만은 아니지요.

때로 어떤 위치에 어떤 형태로, 어떤 넓이로 존재하는 집이냐에 따라 그 집은 주인의 신분을 가리키기도 하는 나라의 사람이니까요.

틀로 찍은 듯한 대단위 아파트 단지, 어느 동네나 비슷한 풍경들. 성공과 경쟁의 증거가 된 '집'들...

 

 

한참을 산책을 하다 저녁이 기우네요.

 

짐도 풀었고 이제 타이베이 명물 스린예시 갑니다.

그런데 춘절 전날의 스린예시는 몹시 실망스러웠어요. ㅜㅜ

십분의 일이나 문을 열었나.

대부분 문을 닫은 적막한 상가 ㅜㅜ

한국 관광객들을 위해 몇 군데 소소한 기념품 가게와 샤오츠디엔만 문을 열고 다 닫혔네요. ㅜㅜ

이것 저것 사오고 싶은게 많았는데. ㅜㅜ

 

 

 

길거리 먹거리 중에서 그나마 점수를 딴 큐브 스테이크.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이백 타이완달러 종이접시 하나에 꽤 괜찮은 간식이 되었네요.

샹챵 하나를 나눠먹고 이 큐브 스테이크 먹으며 저녁이 해결되었습니다.

우와 술안주로 진짜 괜찮겠어요 ㅋㅋㅋ

 

 

굴 전은 생각보다 별로였고 -_-;

굴이 지나간 것 같은 달걀플러스 전분 전.

 

 

돌아다니고 싶어도 뻗기 직전의 육신이 사방에서 들고 일어납니다.

 

 

그도 여기가 온천으로 유명한 곳인데

 

 

 

으허.. 녹는다 녹아 =_=

노곤노곤 늘어지는 정신.

 

타이완 여행 첫날이 저물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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