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그녀는 다모폐인
당신이 없는 밤
소금눈물
2011. 11. 16. 14:59
적막한 어둠에 님이 주신 촛불 하나 고요히 서 있습니다
천 날을 하루같이 제 곁에 있어
님이 저인 듯, 제가 님인 듯
한 오리의 숨결처럼 살았습니다
산채로 올라가 처음 떨어졌던 때만 해도
님이 제 옆에 아니계시다는
그 생각, 꿈에도 아니었습니다.
깊고 깊은 밤입니다
어둠이 바닷속처럼 검고 넓습니다.
-내가 있거나 없거나...
너의 신산한 세상살이가 무에 달라지겠는가마는..
부디 살길을 도모해...나와 같은 인연을 다시 만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그러셨던가요
아니 계신 이 하늘이 얼마나 무서운 죄가 될 줄을 모르시고
제게 이 욕을 다 어찌 갚으라시는 겁니까
살 길을 도모하라시는 말씀...
차마 참혹한 그 말씀...
그러나 원망도 못할 이년의 목숨
인연이....이리 주어지는 말임을 몰랐습니다
제게 무슨 전생의 참람한 죄가 있어
님을 이리 보내고 이 밤을 지키라는 말인지
저는 몰랐습니다.
사랑이라...말 하지 못했습니다
저의 정인이시오라 말 하지 못했습니다
님의 곁이 목마른 나무의 유일한 생명이었으나
차마도 못 올린 그 말씀, 이년의 무참한 속을
님이 모르시지 않으시니 그걸로 되었었습니다.
그러나 부르기도 아까울 그 사람을 이년의 손으로 보내었으니...
어찌하올까요.
님은 영어의 몸이시고
한 발 움직이지도 못할 이 천추의 죄인은 여기 혼자 있으니
살아도 산 것이 아닌 명, 죽어도 죽지 못할 이 죄.
삼경을 울리는 저 딱딱이
어느 길로 가고 계실지 모르는 님의 길
심장을 저며 태우는 저 무심한 촛불
무심하고 차마 잔혹한 이 밤...
님이...아니 계신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