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눈물 2011. 11. 16. 14:57

03/11/2004 11:41 pm공개조회수 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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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빛 도투락댕기가
포청 마당을 나비처럼 떠다녔다.
이것이사 차마 안될 마음으로
밀어내고 베어내어도,
내 의지보다 늘 한 발 먼저 와서
소리없이 나를 적시고 물들이던 이 마음
한 가슴의 한 뼈처럼
나 보다 먼저 내 길을 가 있는 너에게
어찌 기쁨 뿐이었겠느냐
어찌 반가움 뿐이었겠느냐

개 돼지 같은 서출에게도
상하가 있고 반상이 있다더냐
너에게 나는 서푼짜리 상전이고
나에게 너는 목숨같은 상것인데
우리는 무엇이 무서워서 돌아섰던 것일까

네 정을 알기로, 놓지 못하고 괴로웠다
내 한을 알기로, 너는 나를 밀어내며 서러웠다.
사내가 되어 한 계집을 아프게 바라보던 마음
계집으로 태어나 제 정인을 보고도 눈 감아야 했던 마음
그렇게 우리는 바라보면서 서러운 사람으로
한세상 아프고 아프게....이렇게 걸어왔다.

이마저도 아니라는 구나
이것조차 죄라는 구나
나야, 일평생 지우지 못할 그 얼굴 가슴에 품고
엄동설한 맨발로 살아간다 해도

너는 잊어다오.
너는 나를, 내 눈물을, 보이지 않았어도 이미 서럽게 안은 그 정한을
모두 잊고..잊고...잊어버리고
그렇게 살아다오
보아도 품지못할,
은애해도 주지 못할 정은 베어버리고
너는...그렇게 살아다오..

다시는 나를 위해 살지 말거라.
네가 살았던 내 생애
이처럼 사무친 한으로 다시 겪기 두려우니
다시는, 나를 위해 살지 말거라
옥아...
다시 부르지 못할 사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