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소금눈물의 그림편지
월하정인- 신윤복
소금눈물
2011. 11. 3. 21:00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兩人之事兩人知- 두 사람의 일은 두 사람만이 안다.
새벽 그믐달이 두사람의 홍조 띈 얼굴만큼이나 두드러져 보인다.
은근히 돌아보는 사내의 표정과 부끄러운 듯 고개를 살풋 숙인 여인네의 모습이 달 기울전의 모습을 상상하게 만든다.
분명 밝은 날에도 떳떳할 사이는 아닌 것 같다.
이들이 서 있는 담장 뒤의 집은 서까래가 다 드러난 품으로 봐서 사람이 살고 있는 집은 아니다.
새벽 어스름 달밤에 빈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두사람만이 안다"
그런데도 그 짐작되는 상열지사는 추하거나 음침하지 않고 흐르는 달빛처럼 은근하고 아름답다.
달은 기울고 남자가 든 장등은 꺼지기 전의 불빛처럼 붉게 타오르지만
둘의 걸음걸이는 급하지 않다.
이 밤이 더디 가길 오히려 안타깝게 바랄 것이다.
뉘라서 사람의 정을 부정하다 탓하겠는가.
잠깐만 눈을 감고 이들을 보내주자.
헤어지는 님의 옷깃이 차마 아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