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해가 가네
*
올해는 정말 어수선했다.
상처받은 마음을 달랠 틈도 없이 연초부터 밀어닥친 새 업무와 연속된 시험, 평가 때문에 얼이 빠져 보냈다. 이 와중에 나리가 두 달 공백을 가지는 바람에 더 정신이 없었다.
작년 연말, 활자는 기필코 멀리하겠다. 그깟 글 읽으며 세상 고민 다 해봐야 뭐하나 결국 이 꼬라지인걸- 한탄하면서 마음속에서 분서갱유를 시켜버렸더니 말 그대로 돌아가버렸다.
한 해는 미친듯이 읽고 한 해는 미친듯이 놀아보고.. 이제 할만큼 했으니 내년에는 정말 마음 잡고 소설을 읽어봐야겠다. 너무 멀어졌다. 요 몇년 읽은 것은 거의 인문학책이다. 쓰면서도 안 써지는 건 역시 인풋이 없으니 아웃풋이 없는 거. 마음잡고 열심히, 열심히! 남의 글도 좀 읽으며 살자!!
*
어찌어찌 우연히 인연이 된 길고양이 노랑이 때문에 날이 홈빡 추워진 요즘도 여전히 동네를 돈다. 귀찮아져서 동네 한 바퀴를 다 돌지는 못해도 그래도 꼬박꼬박 노랑이한테 밥은 주러가니 출퇴근 오가는 길까지 합하면 걷는 거리도 제법 된다. 왜 안 빠지는 겨 -_ㅜ
*
작은언니가 김장김치를 가져다주었다.
얼굴이 해쓱해보여서 마음이 안 좋다. 염치없게 늘 언니의 도움으로 한 해를 넘기는 내가 할 소리는 아니지만..에효...
나이들어가면서 제일 마음이 안 좋은 게 동기간 몸과 마음 고달픈 것이다. 그저 건강하고 무탈하게 사는 게 참 쉬운 일이 아니다.
언니야..아프지 마라...
*
중국어공부좀 해보자고 어플을 뒤졌더니 쓸만한 게 없다.
미적미적 뒤로만 미뤄놓은 동영상이라도 대신 전화기에 담아야겠다. 오며가며 듣다보면 그래도 한두 마디 정도는 귀에 담아지겠지.
다 까먹었다. 머리는 굳어가고 정말 어쩌려고 이러니. 돌띠 소금눈물!!
*
그러나저러나, 이제 좀 난방 좀 해주시지.
코딱지 만한 보조난방기 하나 겨우 얻어들고 일을 하다 그나마 불기도 없이 응달에 윗풍이 펄펄 드는 검사실에 가서 일하다보면 으윽;;;
이 스크루지 영감같으니라고!! 아 좀 온기 좀 맞읍시다! 눈도 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