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눈물 2011. 11. 16. 15:45

07/08/2004 07:49 am공개조회수 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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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하늘이 무너져 내린다면
천 개의 심장들이 일시에 녹아서 강물로 흘러버린다면
입을 가지지 못했던 눈물의 꽃들이 일시에 화르르 져버린다면
지금의 저 어둠이랴. 저 달무리이랴...

떠나가는 너의 그림자가 보이지 않는다
힘겨운 내 눈꺼풀 아래로
너의 작은 짚신과, 한 자루 연검과
너의 체온이 내 지문에 새긴 낡은 무명저고리 같은 것
그것들과 더불어 나란히 함께했던 시간들 뿐이다
천지에 푸르던 녹음 아래서 함께 걷고
아득한 설원에서 유리구슬이 깨어지듯 웃던 너의 웃음소리와
매화언덕에서 나를 가만히 바라보던 너의 낮고 따뜻한 눈물...

그사랑은,
지워야 하는 사랑은
이렇게 가시가 되고, 고통조차 느끼지 못하는 숨막히는 공포, 그리고
다시는 내가 살지 못하리라는 캄캄한 선고가 되어
나를 난자하고 있을 뿐이다.

너는 네가 정한 인연에게로 가고
그리고 나는....나는 어찌하랴 옥아.
네가 베어낸 이 자리에 철철 솟아 내 목구멍을 막는 이 선혈은
이 인연은....주인을 잃은 이 사랑은
나로서는 어찌하랴...

살아도 산 것이 아니리라
숨을 쉬어도 내 고개는 네가 달려간 어둠 속만을 캄캄하게 돌아보리라

가거라.
훨훨...너는 그렇게 날아가거라.
네가 떠나간 자리를, 우리가 함께했던 날들의 추억으로 채우며
오늘 이 밤을 지우리라.
나에겐...다시는 없을, 앞으로도 없을...밤이리라.

가거라..
가거라 옥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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