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그녀는 다모폐인

나으리 소인 백부장입니다..

소금눈물 2011. 11. 13. 21:57

12/04/2003 03:02 pm공개조회수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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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라질...뭣이가 그리 바쁘다고 나으리 제도 못올렸습니다
보름전 전라도로 기찰을 나갔다가 말에서 떨어졌습니다. 한 이틀만 여각에 묵으면 되겠거니 생각했는데 탈이났던 모양입니다
젠장... 충청도까지 올라오다 의원을 만났는데 아무래도 돌팔이였나 봅니다.
우라질...원해놈이 얼마나 지랄을 할지가 눈에 선한데도 등창까지 생겨서 움직일 수가 있어야지요. 마음은 한성으로 날아가는데 오금쟁이가 그리 속을 썩이니, 어휴~ 그래 나이들어 이짓도 오래 할 일이 아닙니다.

소인이 오지 않았다 해서 서운하진 않으셨습니까? 생각해보면 나으리와 옥이에게 받은 은혜가 제가 제일 큰데 어찌 첫 제도 그리 무심한가 서운하셨습니까?

저간 사정이야 다 아시겠지요. 말도 못하는 원해놈이 제대로 아뢰기나 했을지 원.... 그래도 난희아가씨가 같이 가셨으니 이놈 걱정은 한결 덜합니다. 그 아씨, 그리 약해 보이셔도 할 말 다 하시는 거 아시잖습니까..허허.. 아마도 나으리도 그날 저녁은 꽤나 심란하시지 않으셨나 모르겠습니다. 아 어찌 그리 꽃같이 예쁜 아씨를 두고 한눈 한 번 못 파셧습니까. 정말 속이 꽉 막힌 것은 원해놈과 꼭 같으십니다.
그 놈, 요즘들어 더 말이 없습니다. 덕분에 포청 나뭇잎이 남아나는게 없을 지경입니다. 손에 닿는 족족 죄 따버리니...제 놈이 송충인 줄 아는 겐지..

나으리...

그리 가시고....저흰...
....
....

아시지요.
말씀 안 드려도 다 아시지요.

이 놈..나으리로 인해 처음으로 나라의 녹을 먹는다는 것이 얼마나 무섭고 무거운 일인지를 첨으로 안 놈입니다. 연배야 동생 같던 양반이 어찌 그리 추상같으셨던지요. 소인은 나으리만 보면 먼저 오금이 저렸습니다.
옥이가 제 일을 다 하고도 모른척 뒤로 빼도, 다 아셨지요... 제가 밉진 않으셨습니까? 한심한 제가 답답하진 않으셨습니까?

가끔 생각납니다.
원해와 나으리, 셋이 낚싯대를 챙길때, 옥이년 차마 따라오진 못하고 얼굴만 붉어져서 좌포청 담장 아래까지 눈길이 늘어지면, 나으리 짐짓 모르시는 척 "백부장. 매운탕은 어찌 끓인단 말이오~" 부르시던 걸요..
그 매운탕..지금도 참 생각납니다.
벙거지를 다 벗어두고 강물에 첨벙거리다 보면 옥이년은 간데 없고 해저물녁 그 매운탕을 반주로 들이키던 그 모주 한 잔.

도대체 지금의 좌포청은 낚싯대 하나 제대로 놀릴 놈이 없습니다. 원해놈은 세상이 다 귀찮아 날이 날마다 술로 살고, 이틀 걸러 건너오는 축지놈만이 한동안 술동무를 해 주더니 요 며칠은 코빼기도 아니 보입니다. 날마다 마누라 찾고 울고불고 하더니 뭔 짓을 하고 다니는지....뭐 그래도 다시 그짓이야 하겠습니까. 후임 포교 신입인사는 그놈이 제대로 다룬다고 안그래도 우포청 부장포교놈이 혀를 내두릅니다.

저희는 녹봉이 좀 올랐습니다. 큰 공을 세웠다고 좌포청 임직은 다들 부러워하는 눈칩니다. 아~~!! 그렇지만 제가 언제 그런 일에 어깨나 추스릴 놈입니까? 뭐 우포청에 간 축지놈만 억울해 하지요. 녹봉을 좀 더 받으면 뭐 합니까. 마음이 맞아야지요.

우라질...
나으리가 안 계신 수련장은 썰렁합니다
원해놈이 아이들을 아무리 다그쳐도 제대로 칼 잡는 놈 하나 없다고, 옥이만도 못하다고 날마다 지랄을 합니다.

나으리..그 칼은....제가 갖고 있습니다..
원해놈은 모르는 일입니다. 그놈은 그 칼을 보면..아마 제대로 살지 못할 것입니다..그나마 미련한 이 놈이 갖고 있어야 ...언젠가는 저도 제 정신을 차리겠지요...그놈..소인보다 더 답답한 데가 있는 거..아시지요?
그놈 그런 놈입니다. 도대체가 꽉 막힌 것이 나으리하고 한 치 한 푼도 안 틀리다니까요...지난 일년동안 비운 술동이가 한성에서 동래까지는 줄을 섰을 겁니다.

나으리..
옥이년이 이제는 속을 썩이지는 않는지요? 그 년...그리 뚝뚝하게 굴긴 해도 나으리 없으면 못 견딜 년이었습니다.... 그 년하고..이젠 편안히 차를 나누고 계시지요?
나으리 곁에 그 년이 있을 거라 생각하면 좀 마음이 놓입니다.
아 총각 옆에 참한 계집년이라도 있어야지, 털만 부숭부숭한 사내놈들이 아무리 몰려 있음 뭐 합니까..

저는 지난 봄에 둘째를 보았습니다. 계집년이지요. 지 어미는 계집이 생겨 뭐하냐고 날마다 한탄이지만..고게 꽤 귀엽습니다. 하품하는 모습을 보면 아주 죽인다니까요.. 어휴~! 총각이실테니 이 마음을 아실리가 없지요....이 놈이 하도 자랑을 하니 원해놈은 아예 체머리를 흔듭니다.
그놈도 고 이쁜 짓을 모르니 하는 짓이지요. 장가만 가 보라지요.저녁에 포청에 붙어있을 놈이 아니지요. 해만 떨어지면 축지보다 더 잽싸게 도망칠 겁니다..허허..

나으리..
너무 걱정 마십시오.
저희는 잘 있습니다...원해놈은 너무 걱정 마십시오. 뭐..그놈이 원체 말이 없어서 그렇지 강단은 있는 놈입니다. 다 견딜 겁니다...그 놈 허투루 살 놈 절대 아닙니다.

어제 등청하다 벼 익어가는 논바닥을 보니, 우렁이가 아주 주먹만 합니다. 나으리 계셨으면 사내들끼리 모여서 탁주한잔이라도 걸치자 했을겝니다. 축지 말을 들으니 저 아랫나루에 쓸만한 주모가 왔다드만요.

그만..편히 쉬십시오
여긴..저도 있고...원해놈도 있습니다.


나랏밥 먹는게 얼마나 무거운 일인지...알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리 살겠습니다.
무겁게, 무서워 하며 살겠습니다...

나으리..편히 주무십시오
내년엔 원해놈하고 꼭 같이 가겠습니다.그러니 너무 서운해 마십시오
아~ 설마 그때도 기찰을 보내겠습니까..우라질 또 시켜만 보십시오. 내 포청을 당장 때려치우겠습니다.

내년엔 꼭 갑니다..기다리십시오..

나으리...소인....울지 않습니다...

애가 둘인데요...사낸데요..

울리가..있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