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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를 한다는 것과 정치적이라는 것

소금눈물 2011. 11. 13. 19:38

가수 이승철, 朴대표 초청했다 곤욕
일부 팬들“독재상징 지지하나” 비난

[조선일보 박민선 기자] 22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자신의 콘서트에 초청했던 가수 이승철씨(사진)가 일부 팬들의 항의에 몸살을 앓았다.

“하필이면 군부독재의 상징, 박 대표를 지지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ID 취객), “당신을 좋아하는 마음을 이제 바꾸려 한다”(ID 386한사람)는 글이 인터넷에 올라왔다.

이날 밤 콘서트장에 나타난 박 대표는 끝내 무대에 서지 않았다. 당초 이씨는 박 대표에게 노래 한 곡을 청할 심산이었다.

박 대표도 “안 하겠다”고는 하지 않았다.

그런데 박 대표는 노래는 물론이고 관객들에게 인사말 한마디 하지 않았다.

이씨는 공연에서 “사심 없는 만남이 사심 섞인 기대 때문에 오해를 받아선 안 된다”고 했다. 공연기획사측은 “열린우리당 쪽에서 문의가 쇄도해 진땀을 뺐다”며 “여당 인사도 얼마든지 초대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고 했다.

이씨는 “콘서트에 초대하면 지지하는 것이냐. 이렇게까지 편가르기가 심한지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박 대표가 자신의 홈페이지를 100만번째 방문한 네티즌과 데이트를 한다는 기사를 읽고 “콘서트장을 데이트 장소로 제공하려다 초대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참다 못한 이씨는 콘서트 하루 전날 박 대표측에 “서로 피해를 보는 것 같다. 차라리 오지 말라”고까지 했다고 한다.

이씨는 기자에게 “우리나라 사람들 너무 예민한 것 아닙니까. 제가 이상한 겁니까”라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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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시를 좀 배운 적이 있었다.
우리에게 시를 지도해주시던 그 젊은 시인은, 순수시와 참여시를 가르쳐주면서 참여시를 쓰게 되면 서정을 잃고, 서정을 잃은 시는 시가 아니라 구호라고 했다.
나는 그의 밋밋하고 아름답고...."서정"을 강조하는 시들이 싫었다.
참여시도 못쓰면서, 또 선동구호를 시처럼 쓰는 이들도 싫었지만 서정을 찾기 위해 세상을 보는 눈을 접는다면, 아니 접어야 한다면 나는 그 눈물 철철 흐르는 서정을 포기하고 더불어 시도 포기하리라 생각했다. (사실은 시가 나를 보다못해 포기한 것을 요렇게 포장하면 덜 비참하리라 머리 굴린 거지만...-_-;;)
우리가 기억하는 오래된 시간 속으로도 전해오는 시는 서정이다. 서정이 움직이는 힘이 가장 강력한거다.. 그 말은 수긍하지만, 그래서 세상에 대해 눈을 접어야 한다면 그걸 어찌 시인이라고 하나. ..

또 한 소설가가 있었다.
젊고..툭툭해보이는 이다.
그는 세상을 날카롭게 질타하고 맹렬히 이끌어가는 목소리를 보인적은 없지만, 불의한 일에 대해 항거하는 명단에 그 이름자를 빌려주기를 서슴지 않았고 그가 어쩌다 가끔 보이는...지난 역사의 상채기들에 나는 눈물을 흘리곤 했다.
그가 쓰는 소설들에서 섬세하게 감추어져 있지만, 그가 갖고 있는 그 색깔과 목소리를 알기에 나는 그를 믿음직스러워하고, 그에게서 배운 날들이 참 고맙다.
(역시 소설도, 싹수가 보이지 않는 나를 버렸다.-_-;;)

내가 좋아하고 존경하던 어른이, 내가 지지했던..(지금은 모르겠다..나도..) 정당의 국회의원을 뽑는 경선에 나선다는 말을 듣고 걱정이 컸었다.
N.G.O에서 보여주시던 모습에 감동을 하고, 그가 쓰던 시에 귀를 기울이던 나는 그가 그 정치판서 그의 목소리를 오롯이 보여줄 수 있을까가 걱정스러워서, 그가 시만 잃는게 아닌가 싶어 염려스러웠고,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사람들이 더 많아지면 그 동네가 달라지지 않을까...하는 희망도 역시 버리지 못했다.
그가 다치거나, 변해버린 모습을 보여서 나를 실망시킬게 두려웠는지도 모르겠다.
(그 경선에서 그는 떨어졌고...나는 공연히 그에게 미안해했다. 내가 염려해서 그가 되지 않은 것처럼,,,,)


이승철...
노래를 참 잘하는 가수다
내 추억과 함께하는 그의 노래가 참 많다.
희야, 비와 당신의 이야기, 네버엔딩스토리..

내가 참 좋아하는 배우의 홈피에 갔더니 이 기사로 시끌벅적하고 있었다.
그 배우가 이 가수의 공연장에 간단다.
그런데 저 박모씨와 함께 노래를 부를지도 모른단다..

정치와 정치성향,
정치적이라는 것과 정치를 한다는 것.
이것은 분명 다르다

하지만 "정치" 와 "정치의식"은 당연히 별개이고 정치를 한다는 것과 정치적이라는 것도 다르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정치의식은 갖고 있다. 보수적이든 진보적이든 아니면 가장 흔한 이 두가지 범주에 모두 냉소적이라 할 지라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으로 그는 이미 "정치의식"을 어떤 식으로든 갖고 있는 거다.
세상 돌아가는 일에 대해 무지하여 "정치의식"이 없을 수는 있지만, 정치의식을 갖고 있다 하여 정치적이거나 정치에 참여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음..갑자기 이 경우에 딱 맞는 한 단어가 있는데 머릿속에서 뱅뱅 돌뿐 도무지가 떠오르지 않아 궤변으로 빙빙 돈다..제발 머리 좋은 여러분들이 이 무식한 인간이 하고 싶어하는 말을 제대로 짐작해주시라..;;;)

대선즈음에 내가 한창 표를 훔치러 다닐때 나를 잘 모르는 이들이 제일 흔하게 던진 말이

"너 정치 하냐?" ...

다분히 조소어린 말투로 말이다.
너같이 덜 배우고 모자라고 별 볼일 없는 인간이 정치따위를 떠들다니,.
혹은, 정치해먹을라고 하는 인간들이나 그런데 신경쓰는 거지... 뭐 다분히 이런 어조로.

나는 정치적인 인간인 건 분명하다.
어떤 정당에 대한 지지나 반대나, 어떤 지도자들에 대한 호오때문에 그렇다는 것이 아니고
내가 사는 세상에 관심이 많고, 지나온 역사에 관심이 또 많고, 어떤 식으로 세상이 움직여가는 건가에 대한 관심이 있다는 뜻에서 이런 관심이 가장 흔하게 가는 시선의 방법으로 정치를 본다는 뜻이다.
(정치와 정치가를 구분해 주시리라 믿는다)

누군가는 그런다.
정치와 문화는 별개라고.
그가 정치나 정치가에 관심두는 것과 문화에 참여하고 살아가는 것은 다르다고.

아니.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문열과 황석영의 거리만큼, 그들이 만들고 보이는 이념과 문화적인 이미지가 이미 문화적으로만 읽히는게 아니라는 걸 알지 않는가.
그들과 그들의 정치적인 관점이나 참여모습을 냉정하게 구분해서 어느 선까지 좋아하고 선택해줄 만큼 친절하고 속깊은 독자들은 없다.
독자들이 그저 "이문열" 혹은 "황석영"을 선택하고 그의 책을 살 수도 있지만, 그들이 보여준 행보와 말투와 발언들을 포함하고 있는 "이미지로서의 " 이문열 혹은 황석영도 이미 그 책값이 포함되어 있을 수도...(아니 어쩌면 상당수가!!) 있기 때문이다.

가수 이승철이 어떤 노래를 부르든 박모씨가 그의 친구로 그 콘서트에 등장하고 합창을 했다면, 그의 문화색깔과 별개로, 아니 그의 정치적인 의식과 별개로 그는 박모씨의 친구로 이미지화된다.
억울하다고? 아니 그럼 당신은 그를 정치가 박모씨가 아니라 중년의 어떤 여인 박모씨로 불렀단 말인가? 그렇다 해도 거기 참석한 사람이나 당신을 지켜보는 수많은 사람들의 뇌를 모두 청소해주고 중년여인 박모씨를 부른 당신으로 우리를 이해시키는게 선결과제다.

당신이 틀렸다는게 아니다
당신은 그를 좋아할 수도 있고 그 정당을 좋아할 수도 있다.
그런데, 당신의 그런 모습에 실망하고 화를 내는 팬들을 당신도 알고 이해해야한다는 말이다.
문화와 정치는 별개가 아니고, 문화 자체가 이미 정치적이다.
당신이 세상을 향해 당신을 표현하는 방법이 문화를 이용하는 거라면 그 모습 그대로 이미 정치적인 것이다. 정치는 정치가만 하는게 아니라 이미 그 정치 테두리안에서 살고 있는 우리가 주인공이다.

내가 좋아하는 그 배우가 누굴 좋아하고 어떤 정당을 좋아하든 그건 그의 몫이겠으나, 그런 모습을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고 반응할지는 그건 또 나의 몫이다.
당신을, 당신들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서운해 하지 마라.
그걸 몰랐다면 당신들은 머리가 나쁘거나, 무지하거나. 혹은 이기적인 사람들이다.
내가 당신을 좋아하는 것에 대해 당신이 책임을 느낄 필요는 없지만, 당신에 대해 실망하고 외면하게 되는 일에 대해서도 당신은 내게 비난하거나 서운해 할수는 없지 않은가?
당신이 보여준 이미지를 문화적으로 받아들이든 정치적으로 받아들이든 그 거리가 그리 멀지 않음을 당신은 모른다는 말인가?
적어도 정치가를 불렀다면, 그 정치가의 이미지가 불러오는 파장에 대해서 당신은 알고 책임을 져야 하니 말이다.
당신 집 안에서 그와 차를 마셨다면 몰라도, 당신의 이름과 목소리를 듣고 싶어서 돈을 지불하고 당신의 콘서트장을 찾은 이들에게는 그 돈에 그 정치가도 포함시켰다면 그것에 대한 책임이나 해명 역시 당신이 책임져야 한다.
그것을 개탄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