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나고야. - 다카야마로 가는 길
아..배고파.
빨빨대고 돌아다니다보니 오후 네 시가 넘어갑니다.
다카야마로 가는 기차역 근처 지하도에서 빵집에 들렀습니다.
카레를 넣어 만든 빵인데 정말 맛있었습니다.
요거슨 7백30엔짜리 초밥도시락.(730x 1350= -_-;;)
기차안이 한산해서 빵과 도시락을 꺼내놓고 저녁으로 대신 먹었습니다.
배가 부르고 나니 정신이 나네요 ^^;
창밖으로 지나가는 일본의 시골풍경도 보이고
마침 1호차 맨 앞자리라 바로 뒤 기관실이 다 보이네요.
일본의 기차는 기관실을 밖에서 다 볼 수 있게 만든 열차들이 많더군요.
이것도 서비스일까요?
지난 번에 유후인가는 관광열차도 이랬어요.
아..유후인..정말 예쁜 곳이었는데.
저녁이 내리고 있는 마을은 조용하고 단정합니다.
저 골목 사이로 교복을 입은 소년과 소년이 자전거를 타고 나타날 것만 같은, 만화속의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그대로 떠오를 것만 같은 조용하고 깨끗하고 아름다운 고장입니다.
나고야 근처만 해도 봄날처럼 따뜻해서 겨울풍경을 보기엔 너무 늦었나 실망했는데
어라? 다카야마로 가까이 갈 수록 바깥 풍경이 조금씩 달라지네요?
우리나라 드라마를 찍었다는 게로온천 부근.
호수의 물빛이 비취빛으로 아름다웠는데 내내 졸다 자다 하다보니 이쁜 곳은 다 지나쳐버렸습니다 ㅠㅠ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이곳이 다카야마랍니다.
놀랄 정도로 눈이 아주 많이 쌓인 고장이었습니다.
불과 몇 시간 전만 해도 완전 느긋한 봄날의 한 중간에 있다가 종아리까지 닿는 엄청난 눈에 놀라버렸습니다.
지붕에 쌓인 눈의 두께를 보며 입이 다물어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춥지않아요.
눈이 이렇게나 많이 쌓였는데 그리 미끄럽지도 않고 지나가는 차도 스노우체인을 감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 같으면 이 정도 눈이라면 교통이 마비되고 난리가 날 것 같은데 참 이상하지요?
야마노이오리여관.
드디어 도착한 우리가 묵을 곳입니다.
조용하고 아주 깨끗한 료칸이었습니다.
객실.
다다미가 깔린 료칸에 묵어보긴 처음이네요 ^^
설렙니다 ^^
도대체 언제 보았는지 기억도 감감한 옛날 전화기.
인터폰도 온풍기도 아주 옛날것인데 쌩쌩 잘 돌아갑니다.
낡은 것이라 함부로 버리지 않고 잘 관리해서 알뜰하게 쓰는 일본이 느껴집니다.
쉬면서 허기를 달래라고 준비된 차와 오니기리를 먹..다가, 으!! 짜 =_+;;;
드디어 무사히 도착했군요.
이대로 잠을 잘 수는 없지요?
이전에 돌아다녔던 곳이 너무나 유명한 관광지들이라 사실 좀 북적거리거나 너무 도심 한 중간이어서 일본의 진짜 속살은 못느꼈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이곳은 좀 달라 보입니다.
관광객도 상대적으로 덜하고, 들어오다보니 거리도 옛날 일본식 건물이 많이 보이고 좀 더 조용하고 아름다운 것이 도쿄보다도 오히려 더 일본색이 강하게 느껴져요.
자, 짐정리는 대충하고 이대로 밤을 보낼 수는 없습니다.
이자카야로 가봅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