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소금눈물의 그림편지
제목 모름- 이순화
소금눈물
2011. 11. 3. 21:31
살아남은 자의 슬픔
물론 나는 알고 있다. 오직 운이 좋았던 덕택에
나는 그 많은 친구들보다 오래 살아 남았다. 그러나 지난 밤 꿈 속에서
이 친구들이 나에 대해여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강한 자는 살아 남는다."
그러자 나는 자신이 미워졌다.
--
베르톨트 브레히트.
이렇게 떠드는 내 자신이 얼마나 부끄러운 줄은 안다.
나는 다만 운이 좋았을 뿐이다.
하지만 그 시절을 비켜왔다고 마음놓고 어떤 이들을 비난하거나 단죄하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그 시대를 우리보다 먼저 간 죄로 당해야 했던 고난의 그들에게 감사와 마음 아픈 위로와..
그리고 정당한 인사를 드리고 싶어서다.
그들은 처음부터 순교자가 아니었다.
지독히도 운이 없었고, 모른 척 하고 살 뻔뻔함이 없었다.
그것이었다. 그들의 죄목은.
그리고...나는 그들이 그토록 지키려고 했던 땅의 후손이지 않은가.
내가 그들을 기억하는 것이 옳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