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길에 서서
남도여행 - 해남 대죽리 바다
소금눈물
2011. 11. 13. 10:51

미황사에서 나와 대죽리 바닷가로 다시 갔습니다.
한여름 피서철이 안믿겨지게 조용하고 고즈넉합니다.
바로 근처의 해수욕장은 무지 붐비고 시끄럽던데 여긴 아침에 갯벌체험을 한다는 펼침막만 있고 칼국수집 포장마차가 하나 있을 뿐 정말 조용합니다.
이 계절에 이런 해변을 만날 수 있다니.


물이 들어오는 시간인가봅니다.
건너의 작은 섬들은 물이 빠지면 서로 연결되었다가 물이 들어오면 이렇게 섬이 된다고 합니다.

한가로운 물새 한 마리.
- 물새는
물새라서 바닷가 모래밭에
알을 낳는다.
보얗게 하얀 물새알
산새는
산새라서 수풀 둥지 안에
알을 낳는다.
알락달락 얼룩진 산새알
어렸을때 국어책에 실렸던 동시를 외워봅니다.
오늘 여정도 여기서 끝이고 마음 편히 바다의 낙조를 바라봅니다.

왼쪽은 <갯벌체험> 장을 알리는 표지.
바다로 떨어지는 해가 그림자를 해면에 드리우며 일렁입니다.






당신의 어깨에
내 머리를 얹은 어느 날
잔잔한 바다로 지는 해와 함께
우리 둘인 참 좋았습니다.
-
천천히 바다로 떨어지는 해.
좋은 친구와 바닷가에 그렇게 가만히 앉아서 바라보는 해.
그 추억이 아름다운 것은 김용택시인의 그 연인들만은 아닙니다.

이 저녁, 세상에 아무 부러워할 것도 없이 기꺼워져서 저는 그렇게 해지는 바다를 보고 있었습니다.

벌써 이른 달이 떴네요.
오늘도 먼 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