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길에 서서
4월 28일
소금눈물
2011. 11. 13. 10:37

네가 미망이라고 적은 그 편지의 구절은 어찌 그리 슬펐던지.
- 내가 왜 그런 말을 적어보냈는지 기억에도 없는데 그녀의 답장은 군데군데 번져있었다.
그녀나 나나 우리는 무엇에 그렇게 절박하고 외로와했던가.
기억에 없다.
다만 남은 것은 지난 일기장 속에 끼워진 바랜 편지지 뿐.
그녀는 기억하고 있을까.
빠른 걸음으로 어두운 거리를 걷다가 동이 터오는 하늘을 보면
지금 이 순간도 어느날에는 기억조차 못할 아스라한 시간으로 돌아가버린다는 거.
막연하게 그립기만한 <추억>에는 얼마나 아프고 쓰라린 흉터들이 숨어있던가.
그것을 다들 모른척 하면서 윤색시킨 화면만 거푸 떠올리지.
그때로 돌아가면 그때와 달리 할것이라고 다짐하면서, 사실은 돌아간다 해도 여전히 별 수 없이
유치하고 가난한 유희만 되풀이하다가 지칠 것이면서.
<추억>은 때때로 기억하지 말아야할, 그러나 그렇게 미련하게 잊지 못하고 담고 있는
바랜 편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