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풍죽도 그림 이야기
3. 기와잇기
소금눈물
2011. 11. 11. 11:59
딱 봐도 알겠지요?
단원 김홍도의 풍속화입니다.
기와를 얹는 모습을 보니 이 댁에선 새 집을 짓고 있나보군요.
사방관을 쓰고 긴 장대를 들고 흐뭇하게 이 정경을 보는 이는 보나마나 이 집의 주인이겠고요.
제대로 균형이 맞는지 추를 들고 있는 이나 흙덩이를 이겨 지붕으로 올리며 손발을 척척 맞추는 이들의 움직임이 아주 신바람나게 전해집니다.
어떤 자료에서 보니 오른쪽 하단, 대패질을 하는 이의 손잡이를 눈여겨보면 이것이 바로 우리 고유의 연장이 맞다네요. 이렇게 손잡이를 달고 끌어내는 것은 우리의 대패이고 우리가 지금 흔히 보는 손대패는 조선 말 들어온 일본문물이라고 합니다.
단원이 활발하게 활동하던 당시는 상업의 발달과 활발한 교류로 사회가 풍족해지고 신분제가 흔들리는 시기였지요.양반의 허울좋은 지위 정도는 얼마든지 넘볼 수도 있는 자본의 막강한 위력이 발휘되었지요. 이로서 넘쳐나는 돈은 문화계로 흘러 미술에 안목을 가진 이들이라면 만금을 주고 화가들의 스폰서가 되어 자신의 안목과 재력을 자랑하던 시기기도 했구요.
오랜 어둠을 뚫고 잠시 잠깐의 화려한 눈부심, 이 시기에 가장 독특하고 활력이 있으며 아름다운 두 화원이 나타난 것은 이러한 시대의 뒷받침이 있어서였을 것입니다.
튼튼한 사내종들을 이렇게 몇이나 부리며 새 집을 짓고 있는 양반, 혹은 부자.
주인의 만족감과 건강한 노동의 활력이 생생하게 살아나는 그림입니다.
풍죽도에선 아주 단순히, 노복들의 생활을 배경으로 보여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