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풍죽도 그림 이야기
2. 설송도
소금눈물
2011. 11. 11. 11:58
이 그림은 능호관 이인상의 그림입니다.
세로로 쭉 뻗어올린 낙락장송의 기운이 보는 이의 가슴을 압도하는 가운데 중동을 가로질러 휘어진 뒷면의 소나무가 보입니다.
아무 특별한 기교나 배경이 없이도, 폭설을 받아 안고 눈보라 속에 바위에 발을 묻고 굳건히 버티고 선 두 그루 노송의 기운이 화면 밖으로 치솟아 오르고 어울려 다시 뿜어져나옵니다.
문인화의 대가이면서, 서얼이면서도 보기 드물게 사대부의 존경을 받고 교류가 잦았다고 하지요.그림을 업으로 하지 않는 사대부 선비의 문인화니 복잡한 기개나 매끄러운 꾸밈이 없으면서도당당한 기개와담백하고 절제된 힘이 느껴집니다.
저렇게 폭설이 내린 산중에서 허리까지 폭설이 내린 겨울 찬바람속에 우뚝 서 있는 소나무의기둥이 어쩐지 든든하지만 쓸쓸한 기운까지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요.
풍죽도에서 이 그림 이야기에는 사도세자의 전 익위사였던 윤형식이 나옵니다.
푸르른 한 여름의 활발한 소나무가 아닌, 눈보라속에서 바위에 깊이 다리를 묻고 버티고 선 늙은 소나무의 얼굴입니다.
뒷면에서 가로질러 누워가는 소나무는 당시 함께 했던 비운의 익위사들, 그 동지들의 모습이 아닐까..그런 생각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