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연인의 마을
작은 종소리
소금눈물
2011. 11. 10. 15:46
한 소년이 있었습니다.
소년은 오래 전에 돌아갈 길을 잃은 어린양이었습니다.
날이 저물고 배가 고팠지만 소년은 벗어난 길을 따라 자꾸만 먼 길로 갔고
이윽고는 세상의 어느 빛도 그를 비추지 못했습니다.
어느 누구도 돌아갈 곳을 일러주지 않았고
혼자서 멀리멀리 떠돌아야 했습니다.
소년의 마음은 캄캄한 어둠 뿐이었고
늘 추운 저녁이었습니다.
어느날 소년은
들판에 서 있는 작은 집을 보았습니다.
예쁜 창문으로 보이는 그 작은 집 안에서는
별빛처럼 반짝이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퍼졌습니다.
소년은 그만 자기도 모르게 창가에 고개를 디밀고
따뜻한 불빛이 어리는 작은 집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잠깐 마음을 빼앗겨 집안을 바라보던 소년은
어느새 자기 마음에 맺힌 얼음장에
조용히 금이 가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고추바람에 시달려온 얼어붙은 볼이
자꾸만 발갛게 달아오르며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소년의 마음 속에서 작은 은종이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집 안에서 흘러나오는 환한 그 불빛에온통 마음을 빼앗긴 채
소년은 그 은종소리가 점점 자신을 흔들기 시작했다는 것도
아직은 알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