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연인의 마을

세상은 모릅니다.

소금눈물 2011. 11. 10.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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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내게 오기까지 얼마나 긴 숲을 지나왔는지
내가 당신에게 닿기까지 또 얼마나 먼 강물을 흘러왔는지
세상은 모릅니다.

지금 우리가 오롯이 우리의 기억으로 나눌 수 있는 것은
어느 밤 교회뜰의 타는 모닥불
당신이 쥐어준 밤톨 몇 개
그 속에 당신이 불어넣어준 그 숨결의 무게
이런 것들
이 작고 끝없이 소중한 기억들
세상은 알지 못합니다.

당신이 나를 보지 아니하였을 때는
나는 마음놓고 당신의 그림자조차 내 것으로 하였으나
당신이 이제 나를 보니
내가 가질 수 있는 것은 당신의 슬픔 뿐입니다.

내가 드릴 것은 오직
당신의 슬픔에 더한 이 마음의 슬픔
당신의 부름에 답하지 못하는 이 어둠 뿐.

세상은 차마 알지 못하는
우리의 슬픈 어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