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눈물 2011. 11. 3.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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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돈나.
인류의 구원의 어머니...
맞는가? 이 고통스런, 아니 고통을 넘어선 죽음의 얼굴 같은 이 여인이
마돈나였던가?
인간의 맨 처음, 부풀어오른 아랫배까지 드러낸 이 여인의 상반신 누드는 아름답다기 보다 무엇인지 모르는 강렬함이 먼저 머리끝을 서게 만든다.

한껏 상반신을 내밀고 오른 팔을 머리 뒤로 젖혀 에로틱한 포즈를 취하고 있지만 그 에로티시즘은 기괴한 죽음의 그림자와 어둠으로 스며들고 만다.

흩어진 검은 머리, 깊게 그림자가 진 눈두덩, 그녀는 눈을 떴을 때라도 미소가 어울릴 것 같지가 않다.
본시적으로 어둠과 체념, 죽음이 가까이 있는 얼굴이다. 아니 바로 시체 같기도 하다.

여인을 감싸고 있는 율동적인 물결의 선들은 단순한 어둔 색채들의 흐름으로 인해 더 한층 무겁게 여인을 감싸고 부신 그녀의 나신조차 알 수 없는 불안으로 먼저 다가온다.

이 여인이.....마돈나란 말인가...

사랑과 죽음을 주제로 한 <키스>,< 두려움>, <절규>, <흡혈귀>,< 마돈나>, <우울>,< 질투>,< 재>, <생명의 춤>, <병실에서의 죽음> 등으로 이어지는 연작 중의 하나로 그려진 것인데 시종일관 그림을 관통하는것은 비관적인 인생관이 깊이 있게, 아주 강렬하고 집중적인 표현이다.

일찍 죽은 누이 소피에의 영향이 평생 그의 작품속에서 불안과 죽음의 그림자로 남게 되었다.

그의 작품 <키스>가 아름답다는 이들도 있으나 내 눈에는 역시 한덩어리로 뭉쳐진 불안과 죽음의 그림자로 읽혀지니 내가 비관적인 것인가.
그의 아름다움에서도 죽음을 보는 내 눈이 모진 것인가.

내게 마돈나는,
아니 뭉크의 마돈나는 내게 있어
구원의 여인이 아니라 우리가 가 보지 못한 그 세계에 팔을 늘어뜨리고 빠져든 죽음의 다른 얼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