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수사 -2
아무래도 일본의 전각이나 가람배치는 우리와 많이 다른 것 같아요.
불자도 아니고 고건축에 대해서는 일자무식이니 어디가 어떻게 다르고 좋더라 소리는 못하겠고
그냥 은은하고 넉넉한 모습과 기교를 부린 듯 안 부린듯 부드럽게 흐르는 우리의 선을 좋아하던 마음 뿐이라...하지만 어쩐지 탑의 몸체에 비해 터무니 없이 커보이고 무거워보이는 탑신부가 부담스러워 보입니다.
절 입구에는 이렇게 기원을 적은 나무팻말이 있는데
겁나게 비싼 입장료도 억울한테 여까지 돈낼 마음은 없어서리 ㅜ.ㅜ;;
음 ;;
아무래도 저 붉은 칠은 도무지 정이 안가는구랴 -_-;;
요기가 그 유명하다는 청수삽니다.
730년 경에 처음 지어진 절이라는데 못하나도 사용하지 않고 139개의 나무기둥만으로 지어졌답니다.
절 자체보다도 절이 앉아있는 모양새나 그 절을 품고 있는 산의 모습이 참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겨울이라 아름다운 꽃도 나뭇잎도 없어서 아쉬웠지만 풍성한 신록이나 꽃사태가 감싸는 계절이면 정말 아름답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불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은 여지없이 했다는;; 무식한 소금눈물 ㅜ.ㅜ;;)
설풋 내려앉기 시작하는 저녁햇살.
단청이 없는 오래된 절에 햇살도 저물면서 내려앉고 북적이는 것은 관광객 인파뿐..
본전의 옆모습.
음..좀 칙칙해보이네요 ^^;;
옆에서 보는 모습.
문득, 늦가을에 가보았던 화엄, 쌍계사가 떠올랐습니다.
저녁이 천천히 내려오던 그 고즈넉하고 아름답던 우리 화엄사, 쌍계사...
사사삼층석탑도 없고 북적이는 관광객의 인파에 밀려다니며 보는 일본의 절.
일본절은 우리네의 절과는 좀 개념이 다른 것 같았습니다.
뭐랄까.. 외적이 침입했을때 우리의 불교도 승병을 조직해서 구국에 나선 일은 있지만 어떤 절이 세속의 정략에 직접적으로 개입해서 움직이는 법은 없었지요.
그런데 일본의 절은 승려면서 곧 병사기도 했나봐요.
그래서 힘있는 영주들의 별장처럼 쓰여지기도 했고 그 권력가들의 별기군처럼 존재했다네요.
인간사의 고뇌와 세속의 갈등을 치열하게 번뇌하는 종교로서의 불도만은 아니었다는...
그래도 기우는 저녁의 오래된 절은 아름답고 깊었습니다.
절을 벗어내려오다보니 산중턱에 저런 팻말과 나무들이 촘촘합니다.
이를테면.. 봉헌이랄까요.
나무를 기증한 이의 이름표가 붙어있다네요.
(눈이 나뻐서 확인은 불가합니다. ^^;;)
한쪽의 신사.
음.. 역시 일본신사를 보는 기분은 덜 좋아
이 절은 개를 무슨 신으로 섬기는지 한쪽에 개의 동상도 있고 불단처럼 만들어놓고 향도 올리는 것 같더군요.
참 일본의 절은 불자들이 봉헌물로 저런 턱받이(;;;)를 바치는지, 오래되어 형체가 허물어지는 불상들이나 새로 조성된 불상도 여지없이 저런 턱받이가 있습니다.
(무식한 소인을 용서하소서. 한국에서는 본 적이 없고 저걸 달리 무엇이라고 부르는 지를 몰라서리;;;;;)
청수사 연못에 떠 있는 원앙들.
사이가 별로 안좋으신지 따로따로 ~^^;;
청수사에는 사진에는 안나왔지만 이름난 명소가 몇군데 더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소원을 들어준다는 전각도 있고 (짝사랑을 빌면 이뤄진대요 ^^), 마시면 장수한다는 물도 있는데 (이래서 절 이름이 청수사 아니었나 하는), 물은 공짠데 컵은 유료예요.
입장료 말고는 역시 돈내기 아까워서 안마셨습니다.
사진찍기도 구찮아지고 충전지가 계속 깜박거리고 있어서 더는 못찍고 고만 물러서네요.
청수사 앞에서 만난 기모노차림의 여인.
단정하고 아름답지요?
역시 그 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아름다운 복장은 전통복장이 맞는 것 같습니다.
음..;; 나도 한복이 더 나을까나;;;;
청수사 내려오는 골목의 일본인형들.
너무 비싸서 구경만 하고 고냥 내려왔는데 하나 사올걸 쯥~
기념품들이 아주 많고 이뻐요.
돈이 없어 그렇지 ^^;;
사실은 도톰보리도 텐덴타운도 둘러보고 또 교토까지 가서 자야는고로 일정이 너무 바빠서 오래 둘러볼 틈도 없었다우.
서둘러 다시 내려갑니다.
유명한 전자상가 덴덴타운에서 만난 한국어로 나오는 광고. 오와~
거리빌딩에 붙은 아주 큰 대형화면에서 한국드라마가 나오고 있더군요.
맞은편 화면에서는 한국 가수 K의 뮤직비디오가 나오고.
사실은 그가 누군지도 몰랐는데 같이 간 친구가 한국가수라더군요. ^^
무슨 인기차트에서 연속 1위중이라네요.
대단한 한류~2
잠시 뿌듯했습니다.
도톰보린가.;;;
아 배고파.
오사카에 와서 오코노미야키도 못 먹고 이러다가 라멘도 못 먹고 그냥 가는 거 아냐?
난리를 쳐가면서 투덜거리다 들어간 술집.
(제 친구가 잘 다니던 곳이라고 소개했습니다. ^^;;)
결국 이렇게나마 라멘을 먹어보고 말았습니다. ^^
음;; 한국의 라면과는 많이 다르군요.
아주 진한 돼지뼈국물. 약간 느끼하기도 하고... 그래도 맛은 있었습니다.
(엥간하면 다 맛있댜~)
오늘은 종일 어제 못 먹은 한을 다 풀기라도 하는 양 열심히 다니면서 먹었지요.^^
어느새 두번째 밤도 저물고
내일은 마지막 날.
갈 곳이 아직 많이 남았는데...
피곤하면서도 즐겁던 하루가 저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