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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두사의 시선 -2
소금눈물
2011. 11. 7. 22:29
03/15/2010 10:48 am조회수 0 0

<피그말리온과 갈라테이아> - 장 제롬 레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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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든 상아든 식물이든 동물이든 인간으로 변신하는 것은 지고의 영광 아니겠는가! 그런데 고귀한 인간의 정체성을 훼손하려 하다니! 이런 비난은 그래도 점잖은 편에 속할지 모른다. 하지만 상아상 처녀가 기꺼이 인간이 되고 싶어 하는지 아닌지는 아무도 모르지 않는가? 최소한 그의 뜻은 물어봤어야 하는 것 아닐까? 지독한 이기주의자이자 자기중심주의자인 피그말리온을 꼭 부러워해야만 할까?
p.104
갈라테이아가 인간이 되기를 원치 않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전혀 해보지 못했다. 그래, 석상에서 인성을 부여받고 인간이 되었다고 해도 정말 그녀는 행복했을까? 만든 이의 의지에 따라, 그 희망에 따라 (피그말리온은 저의 '사랑'이라 주장했겠지만) 그렇게 사는 삶이 행복했을까?
신이 만든 피조물인 나. 나는 인간이어서, 그의 사랑을 받는 인간이어서 늘 그렇게 행복했던가? 아니 비교적 낙관적이고 삶에 있어서 운이 좋았다고 믿는 나는 분명 행복한 쪽이었겠지만 모든 갈라테이아들이 행복했을지는 모르겠다. 피그말리온은 정말 이기적인가? 신은... 이기적인가?
김용석 <푸른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