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밑줄긋기

풀밭 위의 식사

소금눈물 2011. 11. 7. 22:28

03/10/2010 02:29 pm

 

그를 향해 있던, 약간 낡은 비단처럼 화사하고도 슬픈 두 눈은, 기현을 보던 그 자세 그대로, 마치 비밀을 닫듯 스르르 감겼다.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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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을 타박타박 걸어가자 오랫동안 세상 바깥을 헤맨 듯한 외로움과 피로가 몰려왔다. 발자국들이 모두 가슴에 찍히는 듯했다. 이젠 생의 안쪽 어딘가로 파고들어가고 싶었다.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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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들고 나는 바위 사이의 좁다란 모래해변은 이제 막 걸레질해놓은 시골집 마루처럼 정갈했다.


-전경린 <문학동네>

전경린 문장의 비유는 時다. 이래서 좋아했다.